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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이는 '민통선' 부동산…'소액으로 투자 가능' 20·30대도 눈독

입력 2015-09-20 11:49:44 | 수정 2015-09-20 11: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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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저평가된 땅을 찾아라.” 땅 투자 고수들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이다. 부정할 수 없는 불변의 투자 법칙이지만 저평가된 땅을 찾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남북 관계가 모처럼 ‘화해 모드’로 전환된 가운데 부동산 고수들의 눈길이 한쪽으로 쏠린다. 바로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이다. 금단의 땅으로 여겨지며 관심 밖으로 벗어나 있던 민통선 토지는 과연 저평가된 알짜 투자처일까. 민통선 토지의 시세와 개발 호재 등을 살펴보고 투자 가치를 진단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관심 커져

민통선은 한반도 비무장지대 바깥 남방한계선을 기준으로 남쪽 5~10km 내 지역을 의미한다. 당초 민통선 내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지를 거래할 때 허가를 받아야 하는 구역)’으로 묶여 거래할 수 없는 토지가 대부분이었지만 2010년 이후 다수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며 거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주 민통선 인근 A공인중개소 김성일 이사는 “3년 전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된 직후보다 3.3㎡당 평균 2만~3만 원에서 많게는 5만 원 정도 가격이 올랐다(전답 기준)”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 남북 관계가 화해 분위기로 전환되자 문의 전화가 더욱 늘었다”고 말했다.

민통선 토지의 가장 큰 장점은 인근 지역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3.3㎡당 500만 원대(전답 기준)의 저렴한 가격으로도 얼마든지 땅을 살 수 있다.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 이에 따라 최근 민통선 토지는 부담 없는 재테크 투자처로 각광받으며 20~30대 젊은 투자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반도 중심에 자리한 입지적 특성 덕분에 문화·역사적 유적이 다양하게 소재해 이를 통해 거둘 수 있는 관광 효과와 수익은 덤이다.

통일 후 가치 상승도 빼놓을 수 없다. 남북한의 주요 교통망이 민통선을 통과하는 만큼 통일 이후 남북한의 연결 통로로 인적·물적 교류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또한 수도권과의 근접성 및 동북아 경제권 배후 시장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지역 경제 발전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이 밖에 개발과 환경오염에 노출되지 않은 청정 토지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국토 환경성 평가 결과 전체 민통선의 약 77.8%(1등급 57.5%, 2등급 20.3%)가 환경적 보전 가치를 갖는 우수한 토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비옥한 토지에서 농사를 짓다 보니 농산물의 질이 좋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경기도 파주시는 민통선 통일촌 내에서 수확한 ‘장단콩’을 지역 특산물로 지정해 매년 ‘장단콩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국가 안보 등으로 개발이 제한되는 민통선이지만 개발 호재도 존재한다. 정부가 2011년 발표 후 추진 중인 ‘접경 지역 발전 종합 계획’이 대표적이다. 접경 지역 발전 종합 계획은 접경 지역의 발전 방향과 세부 실천 과제를 제시한 것으로 ▷생태 관광 벨트 육성(접경 지역 주요 관광지를 연계하는 총 573km ‘평화누리길’ 조성 등) ▷저탄소 녹색 성장 지역 조성(연천 국토클러스터, 철원 플라스마 산업, 인제 소수력발전 등) ▷동서·남북 간 교통 인프라 구축(내륙 천연가스 운송망, 남북 교통망 복원 등) ▷세계 평화 협력 상징 공간 조성(유엔평화회의장, 남북청소년교류센터 건립 등) ▷접경특화발전지구 조성(산업형, 물류·에너지형, 관광형 교류 발전지구 조성) 등 5대 추진 전략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2011년부터 2030년까지 20년간 총 18조80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접경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방침이다. 행정자치부 지역발전과 차을준 팀장은 “2011년 발표 이후 남북 관계 개선 등 다양한 여건 변화가 있었던 만큼 이를 고려해 2016년께 종합 계획을 정비할 계획”이라며 “큰 틀에서는 각 부처가 협의해 가며 문제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민통선 상황 파악이 끝났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옥석을 가릴 차례다. 일단 전문가들은 동쪽 지역보다 서쪽 지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민통선 동쪽은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가 형성된 반면 서쪽으로 갈수록 구릉지와 저습지가 분포한 지형적 특성에 개발 호재도 서쪽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투자 가치가 높은 민통선’으로 꼽힌 곳은 파주 일대 민통선이었다. 기본적으로 서울·일산 등과 가깝고 자유로 등을 통한 교통도 편리해 토지 관리 및 생활 인프라 이용에 수월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 철도역 중 하나인 ‘도라산역’이 자리해 있어 미래 가치도 높다. 통일촌 공인중개소의 한 관계자는 “입지 여건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전답 기준) 해마루촌은 3.3㎡당 10만~15만 원, 통일촌은 3.3㎡당 5만~25만 원까지 시세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주와 인접한 연천 일대 민통선 토지도 ‘파주 효과’로 투자 가치가 높게 평가 받았다. 접경 지역 발전 종합 계획에 따라 ‘습지생태공원’과 ‘국토 클러스터’도 조성될 계획이다. 현재 연천 민통선 토지의 시세는 3.3㎡당 2만~5만 원 정도다. DMZ세계평화공원이 이슈가 됐던 2013년쯤에는 3.3㎡당 10만 원까지 가격이 올랐다가 거품이 빠진 상태라는 것이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실 연천은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별장(허브빌리지)이 들어선 지역으로 유명세를 타며 부동산 가격이 치솟은 바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 씨는 2004년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북삼리 임진강 자락에 허브빌리지 부지 5만7000㎡를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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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답사 한계…위성사진 활용도

마지막으로 철원 일대 민통선도 주목해야 할 곳으로 꼽혔다. DMZ세계평화공원 유치와 경원선 복원 등에 따른 기대감이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강원도 최대 곡창지대인 철원평야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김성일 이사는 “철원 일대 민통선 토지는 민통선 안에 있는 철원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며 “2억 원 선에서 분산투자하는 이가 많고 현재 시세는 3.3㎡당 3만~5만 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민통선 토지에 투자 시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첫째, 민통선 내부는 일반인 출입이 제한돼 현장 확인이 어려운 만큼 더욱 발품을 팔아야 한다. 먼저 위성사진으로 현장을 꼼꼼히 살펴본 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이나 거주민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민통선 토지 거래 시에는 현장 확인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소유권을 위조하거나 허위 과장 광고 등으로 사기 매매가 벌어지기도 한다.

둘째, 추후 개발에 걸림돌이 될 요소가 숨겨 있는지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토지 가격이 저렴하면 문화재보호구역·지뢰지역·홍수위험지역·자연환경보전지역·수변관리지역 등으로 묶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토지를 급하게 매입했다가는 개발에 다양한 제한이 따라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통선 토지는 남북 간 관계에 긴장이 고조되면 토지 가격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이 때문에 단기보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국경제매거진 한경 BUSINESS 1032호 제공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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