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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리, 라 비앙 로즈! (la vie en rose) [인터뷰]

입력 2015-10-27 18:31:18 | 수정 2015-12-16 10: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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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리, 라 비앙 로즈! (la vie en rose)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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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리 성유리 /변성현 기자


데뷔 18년 차 아이돌 출신 배우, 멜로를 꿈꾸다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주연 성유리


만 열 일곱, 말간 얼굴의 삐삐머리 소녀는 금새 또래 여자아이들의 워너비 스타로 떠올랐다. 소녀가 속한 그룹이 짧은 활동 기간을 정리하고 해체 선언을 할 때 소년들은 눈물로 하루를 삼켰다. 별은 하늘에서 빛날 때 가장 아름다운 법. 성인이 된 소녀는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영화 등을 종횡무진하며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았다. 18년이 흘렀다. 핑클 출신의 소녀는 '멜로'가 가능한 배우 성유리(35)가 됐다.

성유리는 인생의 반을 연예인으로 살았다. 원조 아이돌에서 부터 아이돌 출신 여배우 1세대 까지 별칭은 다양하다. 그는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이하 미사고)'(감독 전윤수)를 통해 본격 멜로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발돋움 했다.

'미사고'는 김영철-이계인, 성유리-김성균, 지진희-곽지혜 세 커플의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Omnibus)영화다.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라는 각각의 스토리를 연결해 MSG를 첨가 하지 않은 담백한 맛으로 관객을 찾는다.

성유리는 '미사고'에서 까칠하고 콧대 높은 여배우 서정 역을 맡았다. 데뷔 10년차인 서정은 언제나 톱스타의 꿈을 꾸지만 현실은 막장 드라마에 출연하는 삼류배우.그는 서정을 통해 기존의 '러블리'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상대를 막론하고 돌직구를 날리는 안하무인의 여배우와 한 가정을 책임지는 생활력 강한 보통의 여성을 동시에 캐릭터에 녹였다.

"감독님들과 작품 미팅을 하다 보면 항상 듣는 말이 '힘이 들텐데 할 수 있겠어요?'다. 항상 명랑한 캐릭터를 맡아 이미지를 깨야겠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러나 워낙 어렵고 무거운 역할이 많은 이번 작품에는 내 안의 밝은 부분이 꼭 필요할 것 같았다. 연기를 통해 항상 고민했던 '나만의 색깔'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됐다. 나는 '밝은 계열의 컬러'이지 않을까."

성유리는 극중 매니저 역할을 맡은 김성균(태영 역)의 극진한 사랑을 받는다. 그는 김성균과의 멜로 연기에 대해 "처음에는 '음... 잘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며 배시시 웃었다. 이어 "지금까지 사랑이 주제인 작품을 해보지 않아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있었다. 사실 김성균과 멜로 신을 찍을 때 연기를 한다기 보다 실제 상황인 것처럼 느껴졌다. 김성균은 매번 나를 긴장하게 만들고,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서정은 톱스타인 상대 배우(강신혁)와 작가(김선경)에게 "언제까지 발연기 할래?", "막장 드라마 좀 그만쓰세요"라며 비난한다. 이에 대해 성유리는 "강한 대사들이 많아 조금 쑥스러웠지만 서정이 왜 이 상황에 이런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다음 작품에는 이런 통쾌한 대사를 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완벽하게 연기하려 했다. 김선경, 정웅인 선배와의 기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도 했고"라고 촬영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성유리 /변성현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성유리 /변성현 기자


작품에서 우리는 오랜만에 성유리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바로 이문세의 '옛 사랑'. 서정이 데뷔하기 전 이 노래로 오디션을 보다 태영과 처음 만난다. 실제로 성유리는 촬영 내내 기타를 손에 쥐고 노래 연습을 했다. 100번 불렀을 때 99번은 틀리지 않게끔.

"오디션 장면은 태영과 서정의 첫 만남이다. 서정의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고 태영이 첫 눈에 반하는 듯한 판타지의 느낌이 있어야 했다. 가수 할 때보다 기타도, 노래도 더 공을 들였다.(웃음) 생각보다 '옛 사랑'이라는 곡이 음역대가 넓어서 부르기 어려웠다. 열심히 했는데 촬영분이 조금밖에 나오지 않아 조금 아쉽기도 했다. (웃음)"

드라마, 예능프로그램에만 나서는 연예인, 으로 치부하기에는 성유리의 필모그라피는 성실했다. 2009년 '토끼와 리저드'로 영화판에 발을 들이고 2013년에는 저예산 독립영화 '누나'로 일보 전진했다. 영화 '누나'는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너를 사랑한 시간'으로 얼굴을 비춘 배우 이주승과 짝을 이뤄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특별전'에도 초대된 작품이다.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의 매력은 '같이 만들어 가는 거'다. 제작비 때문에 촬영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고, 스텝 중에는 학생도 있어서 개강하면 떠나기도 한다. 제작진과 배우들이 함께 시행 착오를 겪으며 완성작을 만드는 재미있는 작업인 것 같다."

힘을 빼고 연기를 하게 된 성유리는 더 이상 어떤 역할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엄마 역도 해봤는데 못할 것이 뭐가 있냐 싶다.

"우연한 기회에 선배님들의 과거 사진들을 봤다. 요즘 친구들 못지 않게 정말 아름다웠더라.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역할도 바뀐다. 엄마 역할을 맡기도 하고. 김희애, 전인화 선배들처럼 멜로를 하기도 한다.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가 롤 모델이다. 평소 영화 '라비앙로즈'를 좋아했는데 최근 영화 '이민자'를 보고 '평생 저런 역할 한 번만 해보고 싶다'라는 열망을 가지게 됐다."

스스로도 '어떤 배우가 될지 궁금하다'라고 말하는 배우 성유리. 그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오는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 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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