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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일대일' 재건축이 유리한 이유

입력 2015-11-05 14:21:51 | 수정 2015-11-05 14: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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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의무 비율 없고 30% 증축 가능…집값 비싼 중층 단지서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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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경기가 살아나면서 재건축 투자에 대한 관심도 살아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의 일반 분양가는 3.3㎡(1평)당 4000만 원을 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건축 추진이 늦었던 단지들도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재건축이 추진되는지에 따라 수익이 달라질 수 있다. 얽히고설킨 각종 재건축 규제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고차원의 해법이 필요하다.

‘2 대 4 대 4’ 룰의 탄생

2001 년 7월 이전 재건축 단지에서는 평형 선택에 제약이 없었다. 본인의 대지 지분과 추가 부담금을 고려해 자금 여유가 있는 사람은 대형 평형을 선택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소형 평형을 선택하면서 차액을 돌려받기도 했다. 하지만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기 시작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2001년 7월부터 전용면적 60㎡(18평) 이하를 건립 가구 수의 20% 이상, 2003년 9월부터 85㎡(26평) 이하를 건립 가구 수의 60% 이상 지어야 했다. 이때 60㎡ 이하 건립 가구 수 20%는 85㎡ 이하 건립 가구 수 60%에 포함되므로 실제로는 60㎡ 이하 20%, 60㎡ 초과 85㎡ 이하 40%, 85㎡ 초과 40%라는 소위 ‘2 대 4 대 4’의 룰이 생기게 됐다.

이 규정은 2008년 11월 일부가 완화됐다. 60㎡ 이하를 건립 가구 수의 20% 이상 지어야 하는 규제가 도시정비법상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시행해야 하는 서울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는 살아남아 있어 현실적으로 규제가 상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규정은 저층 재건축을 대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문제다. 대표적 저층 재건축 아파트인 개포 주공 3단지를 보면 기존의 평형 구성은 36㎡(11평)형, 43㎡(13평)형, 50㎡(15평)형으로 구성돼 있다. 이 단지가 재건축돼 새로 평형을 구성할 때 79㎡(24평)형 이하를 20% 짓는다고 해도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기존 평형에 비해 상당히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층 재건축으로 가게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나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등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는 가장 작은 평형이 99㎡(30평)대다. 이들 중층 재건축 아파트에 2 대 4 대 4의 룰이 적용된다면 최소 20% 이상의 가구가 지금보다 작은 평형으로 가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일부 대형 평형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합원은 현재보다 작은 평형으로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2 대 4 대 4의 룰이 생기면서 중층 재건축은 사실상 재건축이 어렵게 됐던 것이다. 물론 중층 재건축도 기존 용적률이 낮은 단지라면 조합원용 아파트는 중대형으로 건설하고 일반 분양 아파트는 소형으로 지으면 되기는 한다.

그런데 2012년 8월 중층 재건축에 새로운 규정이 도입됐다. 일대일 재건축으로 하게 되면 2 대 4 대 4의 룰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데 이때 전용면적을 최대 30%까지 증축할 수 있게 됐다. 이 법이 통과되기 전에는 전용면적의 10%밖에 증축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수익이 나지 않아 재건축이 불가능하게 됐다. 일대일 재건축은 30%까지 전용면적을 늘릴 수 있다는 조항이 저층 재건축에도 적용되지만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단지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앞에서 예로 들었던 개포 주공 3단지에서 가장 큰 50㎡형도 일대일 재건축을 하면 66㎡(20평)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 대 4 대 4의 룰에 의해 지어지는 가장 작은 평형보다 작게 나온다.

결국 기존의 2 대 4 대 4의 룰은 저층 재건축에 맞는 재건축 방식이고 30% 증축이 가능한 일대일 재건축은 중층 재건축에 맞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용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층 재건축 단지는 2 대 4 대 4의 룰을 적용해도 된다. 조합원용 아파트는 중형 40%, 대형 40%로 건설하고 남는 용적률로 일반 분양용 소형 아파트를 20% 건설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일반 분양분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조합원의 부담금을 낮출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하면 일대일 재건축 방식은 넓은 집을 원할 때 맞는 방식이고 2 대 4 대 4의 재건축 방식은 일반 분양을 통해 부담금을 낮추는 데 맞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평형 구성 따라 희비 엇갈려

그 러면 어떤 방식이 더 유리할까. 지역적 특성에 따라 다르다. 기존에 집값이 싼 지역은 소형 평형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2 대 4 대 4의 방식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강남권과 같이 집값이 비싼 지역일수록 중층 재건축 방식으로는 일대일 재건축이 더 유리하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강남권은 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다. 상대적으로 소득이나 자산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기존 102㎡형 소유주는 건축비만 부담하면 132㎡(40평)형으로 갈 수 있다. 그런데 강남권은 132㎡대의 평당가가 99㎡(30평)대의 평당가보다 비싸기 때문에 큰 평형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둘째, 소득이 많은 지역은 학군이 좋을 가능성이 높다. 학군이 좋은 지역에는 학생, 특히 중학생 이상의 자녀를 둔 가구의 수요가 많다. 방이 3개 이상 있는 평형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99㎡대 초반은 방이 3개가 나오지만 가장 작은 방에는 침대와 책상이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작다. 이 때문에 중학생 이상의 자녀가 둘이 있는 가구는 방 4개가 나오는 평면을 선호한다.

셋째, 일반 분양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재건축 후 시세가 3.3㎡당 4000만 원에 형성된다고 하면 분양가가 4000만 원 이하라야 분양이 된다. 예를 들어 3.3㎡당 3600만 원 정도에 분양을 받아야 10%라도 이익이 생기는 것이다. 결국 이익이 생기지 않을 것 같으면 청약하는 사람이 적어지고 미분양이 나기 때문에 일반 분양가를 예상 시세보다 올리기 어렵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합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일반 분양을 하면 분양 수익이 생겨 추가 부담금이 적어진다는 의미도 되지만 반대로 뒤집어 보면 4000만 원의 가치가 있는 것을 3600만원에 팔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넷째, 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단지가 부자 커뮤니티의 구성에 도움이 된다. 강남구 삼성동에 2004년에 입주한 현대 아이파크라는 단지가 있고 그 아파트에서 5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2011년 입주한 청담 자이라는 아파트 단지가 있다. 그런데 청담 자이는 ㎡당 1277만 원에 불과한데 현대 아이파크는 1468만 원에 달한다. 같은 지역에 있는 아파트이고 청담 자이가 더 새 아파트인데도 불구하고 현대 아이파크가 15% 정도 더 비싼 것이다. 그 비밀은 평형 구성에 있다. 청담 자이는 중소형으로 구성된 단지이지만 현대 아이파트는 전 가구가 165㎡(50평)대 이상으로 구성된 단지다. 부자만이 살 수 있는 단지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소득이 많거나 학군이 좋은 지역일수록 2 대 4 대 4의 룰을 적용하는 것보다 일대일 재건축 방식을 선택하는 게 수익이 많아진다.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 a-cute-bea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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