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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 편집국장의 뉴스레터] 일본 '모노즈쿠리' 정신의 근원 '잇쇼겐메이니'

입력 2016-01-05 12:45:15 | 수정 2016-01-05 12:5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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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공부가 주는 매력을 꼽자면 꽤 많을 겁니다. 제게는 ‘다른 언어로는 제대로 번역할 수 없는, 고유하고 독특한 표현’을 발견할 때의 짜릿함이 큰 매력입니다.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특유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것도 즐거운 소득입니다.

일본어를 처음 공부하면서 이런 ‘발견’을 많이 했습니다. ‘잇쇼겐메이니(一所懸命に)’라는 어휘를 처음 접했을 때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일한(日韓)사전은 ‘열심히’로 풀이하고 있는데, 원어(原語)의 느낌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한 일(一), 바 소(所), 걸 현(懸), 목숨 명(命)을 연결한 ‘잇쇼겐메이(一所懸命)’를 자구(字句) 그대로 풀면 ‘한 곳에 목숨을 걸고’입니다. 무슨 일을 하건 끝장을 볼 때까지 달려드는 일본 사람들의 ‘모노즈쿠리(物作り)’ 정신의 근원을 설명해주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사람들은 이 ‘잇쇼겐메이니’ 뒤에 ‘근무한다’ ‘계획을 세운다’ ‘추진한다’ 등의 말을 붙여 씁니다. 하나뿐인 목숨을 걸고 임할 때의 마음가짐, 생각만 해도 머리털이 곤두섭니다.

우리말의 ‘열심(熱心)’은 데울 열(熱), 마음 심(心)의 결합어이므로 자구대로 풀면 ‘뜨거운 마음’입니다. 뜨겁게, 치열하게 각오를 다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고 달려드는 쪽이 보다 더 비장하고, 그만큼 간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은 2016년의 주제를 <다시 희망이다>로 정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위기를 걱정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위기가 아니었던 때는 없었습니다. 새해 첫날 신문의 첫 기사를 <대사(大使)들의 특별 리포트…위기를 희망으로 바꾼 나라들>로 시작하고, 특별사설을 <정치는 엉망이어도 우리의 삶은 나아간다>로 쓴 배경입니다.

희망을 품고, 새로운 대도약의 나래를 펴기 위해서는 공(功)을 들인 계획과 실천이 함께 해야 합니다. ‘열심히’를 뛰어넘는 엄정한 각오와 자세가 필요합니다. 한경 편집국 기자들부터 그런 ‘간절함’과 ‘절실함’을 품고 신문을 만들겠습니다.

<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 이학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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