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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는 신의 직장?…배우들도 '좋은 일터' 주세요

입력 2016-03-15 16:34:09 | 수정 2016-03-15 16: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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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KBS '태양의 후예' 제공기사 이미지 보기

사진 = KBS '태양의 후예' 제공


[ 한예진 기자 ] "4박5일 밤을 새우며 촬영해요. 쪽대본 나오면 멘붕이죠."

여러 배우들이 밝힌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 현장의 실태다. 시간에 쫓기듯 나오는 쪽대본 때문에 밤샘 촬영이 이어지고, 드라마는 생방송 식으로 전파를 탄다. 얼마나 심했으면 살인적인 스케줄에 배우가 도망갔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일까.

하지만 최근 들어 배우들의 일터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드라마 업계에 '사전제작'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해 배우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게 됐다.

사전제작의 바람직한 예로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가 대표적이다. 중국 시장을 겨냥해 130억원을 들여 100% 사전 제작됐다. 지난해 6월부터 촬영해 이미 마지막회 편집까지 마친 상태다. 사전제작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리스 로케이션 촬영이 가능했고, 다양한 볼거리를 담아낼 수 있었다.

첫 방송 전에는 사전제작에 대한 결과가 예측되지 않아 제작진들도 걱정이 앞섰지만, 펼쳐놓고 보니 말 그대로 '대박 작품'이었다. 현재 폭발적인 인기로 방송 6회 만에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공 신화를 써가고 있다. 지상파 드라마 중에서도 이례적인 상황이다.

tvN '시그널' 역시 사전제작의 성공적인 사례다. 시청자들에 따르면 드라마 중간에 나오는 1분 광고를 기다린 건 처음이었다고. 드라마에 몰입해 숨을 쉬기 힘들 정도였다는 말이다. '시그널'은 영화를 보는 듯한 고퀄리티 영상과 탄탄한 스토리를 반 사전제작으로 촬영해 케이블 드라마의 품격을 제대로 높였다.

'제2의 대장금'을 떠올리게 하는 SBS '사임당'은 1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8월부터 촬영에 돌입했다. '한류 스타' 이영애와 송승헌이 만나 100% 사전제작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태양의 후예' 못지않은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따른다.

이처럼 드라마 제작환경이 변화될 조짐이 보이자 오랫동안 드라마 판에 뛰어들지 않았던 배우들도 안방극장 복귀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임수정 강동원 / 사진 = BNT뉴스 제공·한경DB기사 이미지 보기

임수정 강동원 / 사진 = BNT뉴스 제공·한경DB


임수정은 15일 열린 영화 '시간이탈자' 제작보고회에서 "사실 2004년도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드라마에 출연을 안했다. 내가 제작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스스로 고민이 돼서 그랬던 것"이라며 "그런데 최근에는 사전제작 시스템의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서 드라마에 대한 마음이 더 커지고 있다. 좋은 작품이 있다면 드라마로 만나뵙고 싶다"고 속마음을 밝혔다.

영화 '검은 사제들'과 '검사외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강동원 역시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드라마 환경이 무척 좋아졌다더라. 쪽대본도 줄었고, 사전제작도 많아졌다. 현재 여러 방면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원이 드라마로 복귀한다면 2004년 SBS '매직' 이후 약 10여년 만인 셈이다.

MBC 새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의 한희PD는 '태양의 후예'가 동시간대 경쟁작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제작 시스템을 지지하는 의견을 밝혔다. "최근 사전 제작 드라마가 활성화됐다. 사실 여기 종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 시스템을 좋아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만 특수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태양의 후예'가 잘 됐기 때문에 이를 통해 사전제작이 조금 더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대본을 받자마자 제작진이 바라는 연기를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고충이 매우 크다. 게다가 무리한 밤샘 촬영으로 인한 체력 소모도 연기에 지장을 줄 것이다. 배우들도 좋은 환경에서 일할 권리가 있다. 캐릭터를 분석하고 감정을 몰입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야 완벽한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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