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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에 대한 당신의 오해 ② '관종(관심종자)' 유아인 (인터뷰)

입력 2016-03-26 08:00:00 | 수정 2016-03-28 18: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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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나는 한명의 크리에이터…기꺼이 '관종(관심종자)'으로 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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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원의 엔딩 대사는 완벽했다. 나 역시 하루하루 설레고, 하루하루 두렵고, 하루하루가 외로웠다. 배우가 기어코 스타가 되려고 하는 모습은 권력자가 힘을 취하려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꼭대기 위에 서 있는 사람은 단 한명뿐이니까. ‘유일무이’한 배우가 되기위해 고군분투 하는데, 이것이 얼마나 외로운 일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다른 존재가 되기 위해 기꺼이 외로운 길을 걷는 것. 30대를 맞은 배우에게 선물 같은 대사였다.”

[김예랑 기자] 배우 유아인(30)이라는 이름이 비로소 대중의 가슴에 아로새겨졌다. 그는 스크린,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장르를 불문하고 색다른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인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 철의 군주 이방원 역을 맡아 사극 장르의 흥행 공식을 다시 썼다. '유일무이'한 존재감을 내뿜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아인은 ‘바른 말’을 뱉는다. 좀처럼 세간의 시선에 움츠러들지 않는다. 수십 명의 기자들을 모아 놓고 진행됐던 ‘육룡이 나르샤’ 종영 기자간담회에서도 기세 좋게 소신을 쏟아낸다. '육룡이 나르샤'부터 개인의 삶, 역사, 사회 문화,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그는 한 번도 도망가지 않았다. 자신에 대한 정확한 성찰이 전제되지 않으면 쉽사리 내뱉기 힘든 확고한 어투로. 유아인, 보통내기가 아니다.

유아인에게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일까. 그는 "진짜 자신 없다"고 겸손을 떨었다. "자신을 알고 표현할 뿐이지 자신이 있어 표현하지 않는다. 지금도 미묘하게 목소리가 떨리지 않나. 뭐가 맞는 말인지, 또 정답은 무엇인지 모른다. 그저 나는 내가 보는 것, 아는 것, 해석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내 일이라 생각하고 표현할 뿐.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이 땅에서 얼마나 희소한 일로 비치는가. 다들 남들의 시선에 맞춰 버리기 때문에 유아인이 별난 아이로 비치는 것 같다. "

20대의 유아인은 정치적 견해를 SNS로 밝히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지만 개의치 않아 보였다. 글을 썼던 당시 심경에 대해 묻자 그는 "그냥 별거 없이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다"라면서도 "지난 3년간 정치적인 SNS를 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지금은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 선입견, 만들어진 이미지라는 것이 얼마나 깨부수기 어려운 것인지 알았다. 조심해야 하는 순간이다. 내 살을 깎아 먹지 않으면서, 거짓되지 않고 최대한 진실되게 살고 싶다. 그것이 스스로에 대한 책임이자, 나를 사랑해주는 모든 이들에 대한 책임인 것 같다."

연이어 쏟아진 질문에 "개인의 영달을 위해 살아가기에 정치는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어떤 정치인을 선택할지, 어떤 세상에서 살아가야 할지를 선택할 수 있으니까. 선악구도를 벗어나 오픈된 사고로 유연하게 정치를 바라봐야 한다. 우리가 반드시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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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은 배우이자, 패셔니스타이자, '스튜디오 콘크리트'라는 크리에이티브 집단을 만들어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최근 열린 '스타일 아이콘 아시아 2016'에서 DJ 페기 굴드와의 협업으로 아트 필름을 선봬기도 했다. 그의 정체성이 궁금해졌다.

유아인은 "저는 뭘까요?"라며 호기롭게 기자들을 향해 되물었다. 그는 이내 "나는 한 명의 크리에이터"라고 설명했다.

"배우는 인물, 작품을 창조하는데 이바지하는 직업이다. 내가 해석하고 포착한 방식으로 또 다른 것을 재창조하고 표현한다. 그 결과물이 옷, 그림, 아트 프로젝트가 될 수 있겠다. 그런 접근 방식으로 배우라는 일을 진정성 있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멋진 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육룡'의 이방원, '베테랑'의 조태오를 선택할 수 있는 이유다. 배우로서 여러 가지를 만들고, 관심 받고, 기꺼이 '관종'(관심종자)로서 세상 한복판에 살아가는 사람이다."

유아인은 10대에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해 올해 데뷔 13년 차를 맞았다. 그 또한 "한 사람의 유명인으로 멋있는 척하며 살았던 시절도 있다"라고 고백했다.

"20대 때는 본질적인 부분에 충실했다. 인기라는 야심이 개입돼 혼란스러웠다. '이 정도면 여자들이 굉장히 좋아하지 않을까. '태양의 후예' 같은 작품을 해야 스타가 되는데' 하고 말이다. 지금은 '연기'라는 일, 대중예술가의 본질에 충실하고 있다. 스스로도 만족하고, 대중에게도 만족을 줄 수 있게 말이다. 내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잘못하는 순간도 있겠지만 충분히 반성하고 느끼며 살아가도록 하겠다."

유아인의 인생에서 우선순위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오해가 만들어지고, 그것을 해명하는 것도 내 책임이라 생각한다. 최대치의 사람을 설득하고 많은 이해를 만들면서 거침없고 싶다. 나는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해받고 싶은 사람 중 하나다. 연예계에 쿨한 배우 하나쯤 있는 것도 좋지 않나. 나 정말 쿨하다. 쿨한 배우 만들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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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 사진=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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