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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희람 서울장미원 대표 "벌레, 거름과 친해져야 꽃이 보인다"

입력 2016-07-12 13:41:39 | 수정 2016-07-12 13: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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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거름, 벌레와 먼저 친해져야 해요. 그래야 꽃이 보여요.”

귀농 후 화훼를 계획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김희람 서울장미원 대표의 답변은 ‘적성’이었다. 거름, 벌레, 흙 등 자연을 사랑하지 않는 이들은 금방 싫증을 느끼거나 지친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설비용과 매출, 유통망과 판매처 등 손익에 대한 고민은 꽃을 알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성공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전략과 방법론에 치중하는 이들이 많다. 이 과정에서 일을 하는 주체인 사람의 중요성이 소외되곤 한다. 일을 선택하기 전에 스스로 그 길을 갈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해 자문해야 한다는 그녀의 일성이 묵직하게 파고드는 이유다.

“10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귀농 후 화훼를 생각하는 이들은 대략 두 부류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 혹은 꽃으로 일굴 부(富)의 매력에 빠진 사람.

김 대표는 “어떤 쪽이든 낭만에 빠져서는 곤란하다”며 “매일매일 강도 높은 노동을 견딜 수 있는 체력과 자연 그 자체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김 대표가 일하는 하우스 시설 안에는 의자가 없다.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쉴 새 없이 움직이기 때문이란다.

잊지 말아야할 또 하나의 조언은 ‘긴 호흡’이다.

“꽃을 키우는 일이 쉽지 않은데다 연고가 없는 귀농인의 경우 판매처 확보도 만만치 않겠지요. 인터넷을 통한 판매도 생각보다 쉽지 않고요. 때문에 10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10년을 기다리라니! 어려운 이야기다. 부푼 꿈을 가지고 시작했다지만 한해 두해 손해가 쌓이면 자꾸 본전생각이 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실제로 차별화된 IT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다 해도 기본적인 시설투자 금액이 만만치 않고, 유지보수비용도 매출과 상관없이 꼬박꼬박 들어간다. 특히 산목이 안되는 경우가 많은 장미는 종자값 등 각종 재투자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 결국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팔 것인가?’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때 조급해지면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기본 지키기

“홍보와 인터넷 판매 없이도 7억 정도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어요. 단골이 생기고, 그들의 소개를 통해 손님이 늘어났어요. 기본을 잘 지키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식상하게 들리겠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해요.”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다는 소문이 나니 도매상들이 알아서 찾아오더란다. 앞서 ‘긴 호흡으로 사업을 바라보라’는 조언이 경험으로부터 우러나온 것임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특히 김 대표는 화훼를 결정하기 전에 농원에서 직접 일 해볼 것을 권했다. 같은 거름이나 비료를 주어도 상황에 따라 꽃을 죽일 수 있기 때문에 자격증보다는 실전경험이 얼마나 풍부한가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현장에서 소비자가 인정하는 전문성은 경험에 대한 신뢰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의 현장경험이 필수란다.

“일이 힘들어서 견디지 못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귀농 후 화훼를 계획하고 있다면 현장에서 치열하게 준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돈을 벌면서 배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一石二鳥) 아닐까요?(웃음)”

농사꾼의 발자국, 그 아름다운 가치

요즘 김 대표는 인터넷을 통한 판매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장미 역시 경기를 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매출은 물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라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공산품이 아닌 장미는 외형에 대한 고객불만이 생길수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한다.
“식물에게 가장 좋은 약이 무엇인줄 아세요? 바로 농사꾼의 발자국이래요. 그만큼 성실하고 부지런해야 해요. 특히 꽃은 내가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주는 만큼 보답을 하니 보람이 커요.”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 길. 흙 묻은 그녀의 작업복이 레드카펫 위의 드레스처럼 느껴졌다.

콤파스뉴스 신승훈 기자 shshin@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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