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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채상헌 연암대 교수 "귀농은 삶의 전환이다"

입력 2016-07-13 17:48:36 | 수정 2016-07-13 17: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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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직후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귀농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여유로운 전원에서의 삶이나 귀농을 꿈 꾸지만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우리 시대에 귀농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성공적인 귀농이 가능한지 채상헌 연암대 친환경원예과 교수(시골살이궁리소대표)에게 던졌다. 채 교수는 화이트보드에 판서를 해가며 기자의 질문에 답을 했다.

변화하는 귀농 프레임, “왜”를 먼저 찾아야

“귀농에 대한 관점, 귀농의 프레임이 바뀌고 있다. IMF 이후에는 생계를 위한 귀농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귀농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채상헌 교수의 지적처럼 우리나라에서 귀농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은 시기는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다. IMF로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취업 등의 생계목적 또는 현실도피로서의 귀농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5~6년 전부터는 도시에서의 각박한 틀에 박힌 삶을 벗어나기 귀농이 늘고 있다. 귀농 후 농사를 짓는 것은 농촌에서의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것.

언론에 보도되는 수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특수한 귀농 사례를 지양하고, 살아가는 방식, 가치관 등의 전환을 통해 농촌에서 살아가는 법을 깨우치게 되면 경제적인 면도 같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채 교수의 지론이다.

따라서 귀농귀촌에 있어 먼저 해야 할 일은 귀농의 이유를 찾는 일이라는 주장이다.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가는 것이 직업의 전환, 거주지의 이전이 아니라 삶의 철학적 전환이 돼야 안정된 귀농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립적인 삶을 살기 위해 귀농 귀촌을 선택하게 되면 물질적 빈곤과 육체적 고단함을 감수해야 한다”며 “이런 삶을 선택하려는 이유, 즉 ‘왜 귀농하려는가’에 대한 답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귀농은 도시에서 하던 공업, 상업의 직업을 농업으로 바꾸거나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하는 개념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경제적인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IMF 시절 귀농했던 사람들은 실직 등의 이유로 선택한 수동적 귀농이었기 때문에 50% 이상이 실패했다”며 “요즘은 자기 주도적인 귀농이 많아 농촌생활의 만족도나 정착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귀농 후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귀농을 위해서는 2+1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채 교수의 주장이다. 언제, 어디로, 어떻게 귀농할 것인가를 준비하는 과정 2년과 귀농 후 정착을 위한 1년을 보내야 안정적인 귀농을 할 수 있다.

그는 “2년의 준비기간 동안 언제, 어디로, 어떻게를 고민하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작목선택과 귀농대상지를 정해야 한다”며 “2년 동안 고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찾기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귀농에 대한 정보와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귀농 관련 홈페이지 등에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기본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2단계로 오프라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2단계 오프라인 교육은 주말반이나 평일 야간반 등 직장인이 수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 작물재배법 등을 교육받고 이 과정이 끝나면 3단계로 체류형 귀농센터나 합숙형 귀농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농사와 농촌에 대해 배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교육 기간에는 귀농 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고 채 교수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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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와 농민의 인식변화 동반돼야

“지자체와 농민들이 귀농인들을 농업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후계인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정책을 세워야 한다”

채 교수는 귀농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농민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귀농·귀촌을 홍보하면서 도시민 유치를 통한 인구를 늘리는 것에 중점을 두는 일부 지자체의 경우 금전적 지원을 많이 해도 귀농 후 정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민들 역시 귀농인을 경쟁상대로 보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채 교수는 이와 관련 “일본은 후계인력 재생산구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농업의 후계자, 마을의 특산물을 같이 생산하는 사람을 키우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귀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맞는 농작물을 선택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가 필요하다. 작목을 선택할 때는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뜨거운 햇볕에서 일하면 피부가 금방 빨갛게 타버리는 사람이 노지작물을 재배하면 안 되는 것처럼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적성에 맞는지를 잘 파악해서 작물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

그는 “마을 주민과 동떨어져 혼자 살거나 낭만을 찾아 산골 깊숙이 들어가면 일손을 구하지 못하거나 도움을 줄 이웃이 없어 낭패 보기 십상”이라며 “마을과 가까운 곳에서 농사를 짓고 거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채상헌 교수는…

8년 동안 천안 연암대학교 귀농지원센터장을 역임한 채상헌 교수는 농학 관련 연구원 출신이지만 스스로도 귀농한 전력을 갖고 있다.

농 공단지에서 연구원으로 있던 채 교수는 연구와 농사를 병행하겠다는 마음으로 귀농해 농사를 지었다. 농사에서는 큰 성공을 보지 못했지만 지역의 어려움과 농촌의 현실을 알게 돼 농촌 후계인력을 고민하다 2006년 천안연암대에서 귀농센터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귀농과 연을 맺었다. 천안연암대학 원예과를 졸업하고 우쯔노미야 대학농학부에서 석사, 동경농공대학 농학부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콤파스뉴스 연승우 기자 dust8864@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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