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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혼술 넘어 혼영시대 上] 조조·심야·20대女 혼영 키워드

입력 2016-11-17 10:54:47 | 수정 2016-11-17 10:5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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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CJ CGV 상암점의 모습. 사진 전형진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지난 11일 CJ CGV 상암점의 모습. 사진 전형진 기자


영화관 1인 관객 13%…'혼영족' 절반인 영화도
소비 행태 변화가 요인…'솔로이코노미' 확산


'나홀로 소비' 문화가 외식, 주류 시장을 넘어 영화 시장까지 파고들고 있다.

혼자 밥(혼밥)을 먹거나 술(혼술)을 마시는 것에서 나아가 혼자 영화(혼영)를 보러 가는 사람까지 늘어났다. 남 눈치 보지 않고 '나'를 위해 소비하는 이른바 '솔로이코노미'의 확산이다.

이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영향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소비 행태의 변화에 따른 것이란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1인 관객' 해마다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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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9월까지 1인 관객 비율은 13.4%에 달한다.

이 기간 동안 영화를 관람한 관객 1억6700만명 가운데 2200만명은 혼자 영화를 본 셈이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1인 관객은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 관람객의 10%를 넘어섰다.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만으로도 이미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1인 관객은 더욱 많다. 지난 11일 찾은 CJ CGV 상암점 직원들은 1인 관객 비율을 20~30%로 봤다.

창구 매표 관계자는 "혼자 오는 관객이 높게는 전체의 30%에 달한다"며 "평일 조조(오전 10 이전)와 심야(자정 이후) 관람의 경우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는 관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상영관 안내 직원 역시 "관람객 10명 가운데 2~3명은 혼자 온다"고 말했다.

◆혼자 보는 영화 따로 있다

현장에서 1인 관객 비율을 더 높게 보는 이유는 일부 영화에 쏠림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 '사울의 아들'은 1인 관객 비율이 52.4%에 달했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애니메이션 '걸즈 앤 판처 극장판' 역시 절반에 육박하는 46.9%의 관객이 혼자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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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가씨'


에디 레드메인이 남장여자로 분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2연패를 노렸던 '대니쉬 걸'은 43.1%,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 가운데 이례적 돌풍을 일으켰던 '아가씨'는 다섯 명 가운데 한 명 꼴인 18.5%가 혼자 봤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유일하게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은 1인 관객이 120만명(10.5%)이나 됐다.

나홀로 영화 관람의 주축은 2030세대다. CJ CGV가 연 3회 이상 영화를 본 관객 가운데 1인 관람 비중이 절반 이상인 나홀로족을 조사한 결과 2030세대가 71.1%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세대로 나눌 경우 20대 여성(22.6%)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30대 남성(18.1%)과 30대 여성(16.3%)이 뒤를 이었다. 전체 세대에선 여성의 비중이 52.7%로 남성을 앞섰다.

◆ 소비 행태 변화가 근본 원인

통계청이 지난해 조사한 한국의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27.2%인 520만명이다. 5년 전에 비해 100만 가구가 늘었으며 조사를 시작한 이후 꾸준한 증가세다.

하지만 1인 관객 같은 '나홀로 소비'가 1인 가구 증가 때문만은 아니란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구 구조적 측면에서 영향을 줄 수 있기는 하지만 일본의 선례처럼 소비 형태가 바뀌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불편하게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보다 혼자 해결해 버리려는 성향이 종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며 "나홀로족을 잡는 것은 앞으로 업계의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역시 1인 가구 증가와의 관련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개인주의가 발현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 달러를 넘어선 이후 태어난 세대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교수는 "한국의 경우 1990년대생의 사회 진출이 본격화 되면서 개인주의가 자리잡아 가고 있다"며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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