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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혼술 넘어 혼영시대 中] "남친·여친 없어 혼자 영화 본다고요?"

입력 2016-11-17 10:55:05 | 수정 2016-11-18 09: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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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 제공


극장가, 나홀로영화족 위해 싱글석 늘려
싱글석만 찾는 마니아 생겨…편리함 이유


복합상영관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선 조금 특별한 좌석을 볼 수 있다. 열 전체가 다른 좌석과 분리된 싱글석이다.

싱글석은 2013년 처음 생겼다. 늘어나는 나홀로 관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현재는 전체 16개관 가운데 6개관(6~11관) 5열을 모두 싱글석으로 운영 중이다.

반응은 좋다. 권상봉 메가박스 마케팅팀장은 "일부러 싱글석을 예약하는 마니아가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 친구 없어 혼자 보는게 아냐

관객들이 혼자 영화관을 찾는 이유는 싱글석이 생긴 이유와 다르지 않다.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영화를 보기 위해서다.

경기 부천에 거주하는 황은정(29·가명)씨는 "혼자 보면 영화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결혼한 황씨는 퇴근길 종종 혼자 영화를 본다.

그녀는 "혼자 영화를 보게 된 다음부터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 여행을 가는 것도 가능해졌다"며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나 홀로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도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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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황씨와 같은 20대 여성이 1인 관객의 22.6%를 차지한다. 2030세대 남녀를 합하면 전체 1인 관객의 71.1%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나홀로족이 젊은 세대에 쏠리는 현상을 사회성과 연관짓는다.

그는 "온라인 만남은 증가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나홀로족이 늘고 있다"며 "모임과 만남을 불편하게 여기는 스마트 시대의 한 단면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 혼자가 더 편한 개인주의 시대

젊은 세대만 나홀로 관람을 즐기는 건 아니다. 중장년층에서도 편리함을 이유로 혼자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증가하고 있다.

이성남 씨(47·가명)는 "지인들과 어울려 보는 것도 좋지만 혼자가 편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가족을 해외에 보낸 '기러기 아빠' 이 씨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혼자 영화를 본다. 그는 "처음엔 어색했지만 점점 익숙해져 이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무현, 두 도시 이야기'를 관람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백무현 화백의 이야기를 다룬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1인 관객 비율이 33.3%에 달한다. 정치적인 소재를 다루는 영화의 성격 때문에 나홀로족의 비율이 평균의 3배에 가깝다.

박상기 씨(47·가명)는 2주에 한 번 꼴로 혼자 극장을 찾는다. 함께 볼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딸과 영화를 보는 날도 적지 않다.

그는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봐야 하는 영화도 있고 혼자 봐야 하는 영화도 있다"며 "혼자 오면 영화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혼밥'과 '혼술'에도 익숙하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전혀 개의치 않는다. 주변의 다른 나홀로족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혼자 즐기는 것을 친구가 없어서라고 생각지 않는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1인 소비는 1인 가구 증가 등 경제 구조와는 별개의 문제"라며 "혼자서는 밥을 못 먹던 시대에서 혼밥 시대가 됐듯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혼자인 게 오히려 편하다는 개인주의 시대에 접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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