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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일런스' 마틴 스콜세지 감독, 믿음을 말하다

입력 2017-02-17 18:40:26 | 수정 2017-02-17 18: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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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정민 기자 ]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종교영화 '사일런스'는 최근 마음이 복잡한 현대인이라면 관람을 권할 만한 영화다.

영화는 '신은 고통의 순간에 어디 계시는가'란 종교적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편안한 영화는 아니다. 다만 스콜세지 감독 특유의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각 배우의 입을 빌려 신앙 뿐 아니라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현대사회 속 관객에게 생각의 환기 기회를 제공한다.

'사일런스'는 17세기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극에 달한 일본으로 떠난 선교사 페레이라 신부의 실화를 토대로 한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이 원작이다. 스콜세지 감독이 1988년작 '예수 최후의 유혹' 이후 약 30년 만에 종교영화를 선보였다.

영화에서 스승인 페레이라 신부를 찾아 떠난 로드리게스 신부는 박해 받는 신자들과 함께 배교를 강요당하는 와중에 침묵하는 신을 부르며 고뇌한다.

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촬영상 후보에 오른 영화인 만큼 영상미가 빼어나다. 17세기 일본을 재현한 세트와 자연 풍경 속에서 주인공 로드리게스 신부의 마음을 담아낸 듯 움직이는 카메라가 관객을 홀린다.

카메라는 풍광을 담아내는 동시에 로드리게스 신부의 심리를 섬세하게 전한다. 불안과 불신을 느끼고 있을 때 안갯속에서 다가오는 나가사키의 수령 이노우에 일행의 모습 등은 절로 숨을 죽이게 한다.

일몰이나 땅거미가 질 무렵 풍경은 밤에 찍은 후 인공 조명 장비들을 이용해 장면에 빛을 덧입혔고, 심야에 신부가 은신처에서 신자들을 만나는 장면은 인공 달빛을 비춰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했다는 후문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국내 관객에게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얼굴을 알린 앤드류 가필드가 로드리게스 신부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리암 니슨이 배덕자 페레이라 신부로 등장해 비중은 크지 않지만 무게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일본의 감독 겸 배우 츠카모토 신야와 이노우에 수령을 맡은 이세이 오가타의 열연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하다.

159분의 긴 러닝타임은 핸디캡 요인이다. 믿음과 복음 등의 소재를 다루는 만큼 혹여나 종교적 논쟁을 벌일 수 있는 사람과는 관람하지 않을 것을 당부한다. 2월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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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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