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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앵글] 아이유·수지·설현…'여동생'들 술잔 든 까닭은

입력 2017-03-15 09:30:00 | 수정 2017-03-15 10: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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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주류 '클라우드' 모델인 가수 설현(좌), 하이트진로 '참이슬' 모델인 가수 아이유(우), 출처: 롯데주류, 하이트진로 공식 홈페이지>기사 이미지 보기

<사진: 롯데주류 '클라우드' 모델인 가수 설현(좌), 하이트진로 '참이슬' 모델인 가수 아이유(우), 출처: 롯데주류, 하이트진로 공식 홈페이지>


트라이앵글, 삼각형을 뜻하죠. 삼각형은 기하학적으로 가장 안정된 도형입니다. 세 축을 통해 상호 보완하고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죠. 트라이앵글은 세모꼴의 쇠막대를 매달아서 치는 타악기를 말하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쳐봤을 겁니다. 아주 맑은 소리가 나는 악기죠. 한경닷컴 유통·소비팀 3명의 기자들도 트라이앵글처럼 머리를 맞대고 균형잡힌 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귀 기울여 볼까요. [편집자주]

2014년 겨울, 연말 송년회로 한참 들뜬 어느 날. 동료들과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러 식당에 들른 강지욱씨(36)는 벽 한 켠에 붙은 광고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슬만 먹고 살 것 같은 '국민 여동생' 아이유가 이슬같이 깨끗하다며 '술술술술' 술을 마시는 게 아닌가.

아이유는 심지어 TV에도 나와 기타를 치며 술을 마시자고 노래했다. "우~이번 주 금요일, 금요일에 이슬 어때요. 늦은 밤도 마시기 좋아요. 이슬같이 깨끗해서 술이 술술술술." 이라고.
강씨는 이듬해와 지난해 각종 회식, 송년회에서도 아이유가 권하는 소주를 연거푸 마셨다.


◆ 아이유 술이 '술술술' 노래하더니

국내 주류업계에 '국민 여동생' 바람이 거세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스타들이 맡아오던 주류 광고 모델은 최근 20대 초중반으로 낮아지며 세대교체 하고 있다.

올해 3년 연속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아이유가 대표적이다. 아이유를 시작으로 수지(롯데 처음처럼), 박보영(무학 좋은데이), 설현(롯데 클라우드) 등 '국민 여동생' '국민 첫사랑' 이미지를 가진 젊은 스타들이 주류 모델로 활동 중이다.

모델 연령대가 달라지면서 광고 콘셉트도 변했다. 과거 주류 광고는 이효리(처음처럼), 전지현(클라우드)을 앞세워 섹시와 우아함을 표현했다면 이제는 발랄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주류업계에서는 모델 연령대와 이미지가 달라진 이유를 저도주의 대중화에서 찾고 있다. 순한 소주가 인기를 끌면서 제품 광고도 젊고 밝은 쪽을 선호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국민 여동생'들이 술잔을 들게 된 진짜 이유, 과연 저도주 때문일까. [트라이앵글] 소리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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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내 동생' 아이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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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그대 동생이면, 난 공유 누나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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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이후로 주류 광고에서 부쩍 젊은 바람이 부는 것 같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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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이영애나 황수정, 김태희 처럼 '여신' 느낌 나는 모델들이 많았지. 특히 소주 광고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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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하면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는 '아재'(아저씨)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그런 이미지를 없애려고 좀 더 젊은 모델을 쓰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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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이 소주를 잘 마시지 않는 것도 중요한 이유일 것 같아. 사실 요즘 애들은(?) 소주를 잘 안 마시잖아. 젊은 층에게 인기있는 모델을 써서 소주 선호도를 높이려는 주류업계 전략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여기에 삼촌팬들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 아닐까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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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실제 연령대별 음용량을 살펴봐야 할 것 같아."

롯데주류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소비자 1200명을 대상으로 소주 음용량을 조사한 결과 40대 비중이 34.4%로 가장 높다. 이어 30대(25.6%), 20대(23.9%), 50대(16.1%)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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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소주 시장의 가장 큰 고객은 3040이네. 결국 삼촌 팬을 겨냥해 '국민 여동생'을 모델로 쓴 거라고 봐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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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 가지고는 설명이 안돼요. 연령대별 음용 비중이 갑자기 바뀐 건 아니잖아요. 벌써 수 년 째 소주 시장 최대 고객은 3045 고요. 모델 전략이 바뀔 이유가 없다는 거죠. 이건 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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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이 지점에서 문득 김민희·홍상수...의문의 1패, 아니 1승인가."

◆ 시장 점유율 변화 맞물려 모델도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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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시장 점유율 변화도 살펴봐야 할 것 같아. 점유율 경쟁과 판매 전략에 따라서 모델도 바뀌잖아."

주류업계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소주 시장에서 참이슬은 수도권(53%)과 강원(51%), 대전·충남(48%), 충북(52%), 전북(52%)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참이슬은 전국 소주 시장에서도 점유율 48~49%선을 유지하며 1위를 유지했다. 이어 롯데 처음처럼이 참이슬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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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는 참이슬이 철옹성이네요. 지방은 좀 다르지 않을까요. 원래 지방에서는 현지 브랜드 소주들이 강세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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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참이슬이 서울·수도권에서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졌지만 지방 일부 지역에서는 현지 브랜드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어. 2015년부터 참이슬이 지방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상황이 좀 달라지긴 했지만."

참이슬은 2012~2013년까지만 해도 대전·충남, 경남, 광주·전남에서 O2린(더맥키스컴퍼니), 좋은데이(무학)·시원(대선주조), 잎새주(보해양조) 등 지역 브랜드에 밀렸다.

이후 2015년부터 지방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점유율을 조금씩 높여왔다. 지난해 말 기준 참이슬은 강원, 충북, 대전·충남·전북에서 1위에 올랐다.

참이슬이 지방을 파고든 시기와 비슷하게 무학, 보해양조 등 지방 소주 브랜드들은 서울·수도권으로 올라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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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가 지방을 공략하고, 지방 브랜드는 서울로 올라오는 시점과 맞물려 모델 교체도 일어났다고 봐야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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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탄은 역시 참이슬이 쐈지. 지방 브랜드들은 아무래도 모델 기용에 있어서 덩치가 큰 참이슬에 비해 불리할 수 밖에 없잖아. 참이슬은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아이유를 발탁해서 지방을 노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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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효과를 보긴 했죠. 역시 아이유. 실제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아이유를 모델로 해서 지방 소주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고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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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는 하이트진로가 지방 공략을 위해 젊은 모델을 쓴 것이 다른 회사에도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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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얘기를 들어보고 싶은데 이쪽은 그런 얘기 잘 안하더라고. 구체적인 홍보 효과 좀 말해 달라고 하는데 그저 '반응이 좋다'는 말뿐. 1위 업체의 위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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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고 하니...(아이유 효과가) 참 좋은데...뭐라 표현할 말이 없네. 이런 거예요.(웃음). 경쟁사 쪽 의견을 들어볼 필요도 있어요. 참이슬과 함께 소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롯데 주류 백승선 마케팅팀장 모셔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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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이후로 주류 모델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아요. 모델 연령층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각자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가 중요하죠. 수지와 설현을 모델로 쓴 건 그들이 가진 우아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처음처럼, 클라우드와 잘 맞았기 때문이예요."

권민경/김아름/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정리: 권민경 기자)
그래픽=이재근 한경닷컴 기자 rot011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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