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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前 대통령 사저 복귀…시민들 "청와대 나서니 탄핵 실감" 반응

입력 2017-03-12 20:43:52 | 수정 2017-03-12 20: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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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불통·웃는 모습 당황"…"불쌍하다" 연민 목소리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이틀 뒤인 12일 저녁 서울 삼성동 사저로 복귀하는 모습을 지켜본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쪽과 연민을 느끼는 쪽으로 입장이 갈렸다.

탄핵 선고는 이틀 전에 있었지만, 시민들은 실제 청와대를 나서는 모습을 보고서야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분위기였다.

시민 중에는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복귀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웃음 띤 얼굴을 보인 데 대해서나, 측근을 통해 발표한 입장에 '통합'이나 '승복'을 위한 메시지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비판적인 평가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삼성동 사저 인근에 사는 김모(37)씨는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웃으며 사저로 들어가는 모습이 당황스러웠다"며 "검찰 조사를 받으러 나갈 때도 웃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직장인 이모(27·여)씨도 "이런 상황에서 지지자들에게 웃고 (사저로) 들어가니 마지막까지 모욕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휴일에도 사저 복귀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는 서울 강동구의 이모(35)씨는 "시원하면서도 동시에 착잡하다"며 "표정과 입장에 국민에 대한 사죄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화합의 메시지가 전혀 담기지 않은 듯해 분노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에 거주하는 공무원 이모(31)씨는 "결과가 어떻게 됐든 사저로 출발하기 전에 국민 통합을 위한 메시지가 있었어야 했다"며 "도착 이후 내는 입장은 지지자들만을 위한 것밖에 안된다"고 비판했다.

일부 시민은 박 전 대통령이 민간인이 된 만큼 검찰 수사 등 법적 절차를 원칙대로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저 인근 주민 김모(29)씨는 "주말 사이 취재경쟁으로 동네가 시끄러워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며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온 만큼 헌재 결정에 승복하고 어떠한 특권과 예외 없이 앞으로 법적 절차를 받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경남 지역에 사는 주부 정모(53)씨는 "여전히 '대통령이 불쌍하다', '여자로서 너무 안됐다'는 말도 많지만, 자신이 처신을 못 하면 책임지는 것 또한 민주주의"라고 일침을 놨다.

과거 지지자 중에도 탄핵 과정을 지켜보면서 실망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시민 장모(57·여)씨는 "탄핵 선고 때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진짜 청와대에서 나간다니 박 전 대통령이 정말 물러난다는 실감이 난다"며 "취임할 때 많은 기대를 했는데 실망만 주고 나가는 것 같아 서운하기도 하고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권모(35)씨는 "대선 때 '안보' 하나만 보고 박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는데 국정농단 사태로 드러난 그의 무능함에 치를 떨었다"며 "나와 같은 '안보주의자'조차 등을 돌리게 할 정도로 보수를 분열시켰다"고 평가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데 대해 울분을 느끼거나 불쌍하다는 의견을 내보인 사람들도 꽤 있었다.

부산에 사는 80대 전모씨는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 잘한 일도 많을 텐데 잘못만 너무 들춰내 속상하다"며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인데 떠나는 마당에 너무 야박하게 구니 신경질이 난다"고 말했다.

주부 정모(60·여)씨는 "우리 민족이 이렇게 냉정하고 모질었던가. 그동안 수많은 업적은 어디 가고 얼마나 긴긴밤 국민 위해 잠 못 잔 날들은 다 어디 가고 이렇게 급하게 쫓기듯 청와대를 비워야 하나"라며 "억울하고 분하다. 내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우리 대통령을 곁에서 도와드릴 수도 없고 마음만 타들어간다"고 울분을 토했다.

경북 구미에 거주하는 이모(32·여)씨는 "파면됐는데 왜 곧바로 청와대를 떠나지 않느냐고 비판이 있지만 짐을 먼저 싸뒀다고 밝히는 것도, 곧바로 청와대에서 나서는 것도 모습은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이날 삼성동 사저 인근에는 탄핵반대 단체인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 정광용 대변인을 비롯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몰려들어 '탄핵무효', '원천 무효' 등을 외쳤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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