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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비 4년치 내라, 안내면 불이익…등록금도 없어 알바하는데 너무해"

입력 2017-03-19 08:30:00 | 수정 2017-03-19 11: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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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면 불이익?…울며 겨자 먹기로 내는 학생회비
단과대별 학생회비 최고 '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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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조아라 기자 ] 올해도 어김없이 학기 초 대학가에서는 학생회비 논란이 일었다. 경기침체로 등록금 마련이 버거워지면서 학생들은 더 예민해졌다. 선택납부 사항이지만 신입생들은 쉽게 거부하기 어려운 분위기 탓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17일 대학들에 따르면 상당수 대학 학생회는 신입생들에게 4년치 학생회비를 일괄 납부하게 하거나 미납부자 불이익을 강조하는 등의 '부적절 행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학생회, 단과대학 학생회에 비해 비교적 주목도가 떨어지는 학과 학생회에서 이 같은 경향이 강했다.

학교 차원에서 고지서상 등록금, 입학금과 함께 징수하는 총학생회비는 대개 한 학기 1만~3만 원 선으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반면 단과대나 학과 단위 학생회에서 별도 징수하는 학생회비는 많게는 4년간 40만 원에 달했다.


경기도 소재 A대학 모 학과는 등록금과 함께 고지된 총학생회비 외에 별도로 단과대별 4년치 학생회비를 걷었다. 한 해 회비는 3만 원 내외지만 한꺼번에 내다보니 금액은 12만~13만 원으로 뛰었다. 이 대학 신입생 김모 씨는 "학자금도 대출받고 아르바이트 하면서 다녀야 하는 처지에선 4년치 금액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학생회비를 내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식으로 압박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사정을 잘 모르는 신입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낼 수밖에 없다.

전북의 한 대학교 SNS 캡처기사 이미지 보기

전북의 한 대학교 SNS 캡처


지난달 전북 지역 한 사립대 조교는 "학생회비를 정해진 날짜에 내지 않으면 이름을 공개하고 불이익을 주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이 학교 재학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말도 안 되는 관행을 제보한다. 이후 후배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폭로했다.

충청권 소재 B대학에서는 20만 원이 넘는 학생회비를 '끼워팔기'식으로 징수해 입방아에 올랐다. B대학 신입생 장모 씨는 "학생회가 신입생 대상 새내기 배움터 참여 공지에 '학생회비를 내지 않으면 새터에 못 간다'는 내용을 넣었다. 새터에 안 가면 대학생활이 힘들어질까 봐 걱정하는 신입생 심리를 학생회가 악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학생회비 사용처에 대한 의혹도 잇따랐다. 회비를 걷어놓고 각종 행사 참여시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 때문이다. "학생회장 하면 차 한 대 뽑는다"는 뒷말도 나온다. 학생회비를 빼돌려 사적으로 유용할 수 있다는 의혹이다.

A대학 박모 씨는 "학생회비가 15만 원이고 학과 인원이 200명 가까이 되는데 150명 정도만 납부해도 2000만 원 넘는 돈이 걷힌다. 정말 공정하게 사심 없이 학생회비를 썼는지 솔직히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학생회 입장은 다르다. 회비 사용처를 공개하는 등의 노력을 하는데 의혹이 제기되는 경우가 많아 속상해하기도 했다.

A대학 해당 학과 학생회장은 "학교에서 학생회 지원금이 나오지만 턱 없이 부족하다"면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비용이 인당 3만 원이라면 납부된 학생회비로 2만 원을 충당하는 등 최대한 아껴쓴 뒤 학생들에게는 별도로 1만 원씩만 걷는 식으로 추가비용을 최소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4년치 학생회비를 한꺼번에 걷는 데 대해선 "축제, 강연 등 각종 행사를 효율적으로 준비하려면 한꺼번에 걷는 게 좋다"며 "정기적으로 사용 내역 공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려면 사전에 장소를 예약하고 물품을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학생회비를 걷지 않고 행사 때마다 돈을 걷을 경우 예약금 마련이 어려워 학생회 입장에서는 한꺼번에 걷는 게 비용적으로도 낫다는 것이다.

학생회비 문제가 논란이 되더라도 학교가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다. 학과 자체적으로 벌이는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나 활동을 위한 돈이어서 자율에 맡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A대학 관계자는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가 집행하는 예산에 대해서는 총대의원회라는 자체기구를 구성해 감사를 벌이지만 학과 학생회비는 학칙의 저촉을 받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B대학 관계자도 "단과대에서 징수하는 학생회비와 징수 금액 등에 대해선 학생자치 활동이므로 학칙에도 별도 규정이 없다"면서 "다만 단과대 학생회비를 강제 징수하는 일은 없도록 매년 새 학기가 되면 2~3차례씩 학생회비에 공문을 보내 거듭 주의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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