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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역사야 놀자"

입력 2017-03-17 18:29:12 | 수정 2017-03-18 02:50:50 | 지면정보 2017-03-18 A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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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 여행하고, 모델이 문화재 PT하고…

KBS '역사기행 그곳', OtvN '식사를 합시다' 등 한국사 인포테인먼트 프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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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역사기행 그곳’


중국 상하이 와이탄은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한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다. 하지만 이곳이 1920년대 한반도를 떠나야 했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배를 타고 와서 첫발을 디딘 장소이자 조선총독부에 폭탄을 투척한 의열단원 김익상이 일본 육군대장에게 총을 겨눈 곳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소룡이 활약한 영화 ‘정무문’의 배경이기도 했던 조계지(租界地)에서 김구 선생의 어머니 등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원의 가족들이 쓰레기통을 뒤져가며 먹을 것을 마련해야 했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상하이의 화려한 야경 뒤에 어둡지만 치열했던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사가 가려져 있는 셈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현지에 가서 공부할 때 역사에 대한 이해도는 배가된다. 오는 25일 첫 방송을 하는 KBS ‘최태성·이윤석의 역사기행 그곳’은 역사 강사 최태성 씨와 개그맨 이윤석이 여행을 하면서 역사 공부도 하는 프로그램이다. 첫 여행지는 중국의 임시정부 유적지다. 두 사람은 통합 임시정부가 처음 자리 잡은 상하이에서 출발해 고난의 시기를 상징하는 항저우를 거쳐 광복의 소식을 들었던 충칭까지 임시정부의 이동 경로를 따라가며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역사도 재미있게 배운다

미디어가 역사를 다루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전문가들이 출연해 역사적 사실을 고증하는 KBS ‘역사 스페셜’과 같은 프로그램이 대세였다. 최근에는 교양 프로그램에 재미 요소를 결합한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 역사의 커다란 물줄기가 바뀐 결정적인 하루를 재조명하는 KBS ‘역사저널 그날’, 역사 강사 설민석 씨가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OtvN ‘어쩌다 어른’의 ‘식사(史)를 합시다’ 등이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역사적 소재를 바탕으로 랩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KBS는 지난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던 ‘천상의 컬렉션’을 정규 편성했다. 개그맨, 영화감독, 배우, 모델 등이 우리 문화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조합이 예상치 못한 시너지를 낸다. 3명의 문화재 호스트가 중요한 역사의 한 장면을 소개하고, 현장평가단 100명이 투표를 통해 그중 최고를 가리는 경연 형식으로 진행된다.

작품 안에 숨겨진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개그맨 서경석이 단원 김홍도의 ‘사계풍속도병’을 소개하며 “김홍도는 지금으로 치면 공무원이었다”며 “출근해서는 모범생 같은 딱딱한 그림을 그리다가 퇴근만 하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그런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돌변해 그 시대에선 상상할 수 없었던 불온한 그림을 그렸다”고 소개하는 식이다. 이윤정 PD는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문화재 리스트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문성 떨어지거나 역사 왜곡 논란도

이들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학자 대신 역사 강사나 연예인들이 이야기를 쉽게 풀어 들려준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내용을 소개하거나 ‘역사 왜곡’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6월 ‘어쩌다 어른’에서 유명강사 최진기 씨는 조선시대 미술에 대해 강의하며 오원 장승업의 ‘파초’와 ‘군마도’를 소개했다가 군마도는 대학교수의 그림, 파초는 영화 소품인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주는 것으로 유명한 설씨는 1919년 3·1운동을 주도한 ‘민족대표 33인 폄훼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학계의 비판적인 견해를 전하는 과정에서 과한 표현이 발단이 됐다. 그는 당시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태화관을 ‘우리나라 최초의 룸살롱’으로, 손병희의 부인 주옥경을 ‘술집 마담’으로 표현했다. 그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날, 그 장소, 그 현장에서의 민족대표 33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그날 그 사건에 대한 견해일 뿐 민족대표 33인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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