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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의 영화랑] '리얼' 김수현이 처음 말아먹은 국밥 한 그릇

입력 2017-06-28 07:44:00 | 수정 2017-06-28 09: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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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얼' 리뷰

김수현은 멋있지만...
개연성 없는 전개, 난해한 연출 '과유불급'
영화관은 그리 달라진 것 없지만 영화표 가격은 어느새 1만 원이 훌쩍 넘었습니다. 4인 가족이 주말 영화 나들이 한번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죠. 데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만 보나요. 캐러멜 팝콘도 먹고 싶고, 콜라도 먹어야 하니까요.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 영화 선택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잘 빠진 예고편에 낚이는 일 없어야겠죠. 실패 없는 영화 선택을 위해 개봉을 앞둔 신작들을 먼저 만나봅니다. 당신(의 시간과 돈)은 소중하니까요. <편집자주>

◆ 리얼 (REAL)

이사랑 감독|김수현 성동일 이성민 최진리 조우진 출연|액션 느와르|6월 28일 개봉|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리얼' 김수현 /사진=코브픽쳐스 제공기사 이미지 보기

영화 '리얼' 김수현 /사진=코브픽쳐스 제공



'What a man can be, he must be' (될 수 있으면 돼야 한다)

'리얼'은 소위 '있어보이는' 문구로 포문을 엽니다. 인본주의 심리학의 창시자 애브라함 매슬로의 '존재의 심리학'의 내용이죠.

인간의 욕구 최종 단계는 자아실현이며 경험으로 비롯된 고찰을 통해 삶의 목표를 찾아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장태영(김수현)의 '진짜' 자아 찾기가 영화의 주된 소재임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카지노 조직의 보스 장태영은 해리성 인격장애 환자입니다. 그는 프리랜서 르포 기자인 또 다른 자신이 나타날 때마다 기억 상실을 겪죠. 자신의 두 번째 자아를 치료하기 위해 신경정신과 박사 최진기(이성민)를 찾습니다.

최진기는 장태영에게 "살인해봤다고 했죠? 저는 또 다른 당신을 죽일겁니다"라는 말로 치료를 약속합니다. 그의 조언에 따라 장태영은 자신과 함께 실려 들어온 교통사고 환자가 뇌사상태임을 알고 목을 조릅니다.

환자가 병원에서 사라지고 장태영의 두 번째 자아 또한 사라집니다. 하지만 기묘한 일이 생깁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환자는 번쩍이는 메탈 소재의 가면을 쓰고 나타납니다. VIP 고객 전문 변호사 사도진(조우진)을 고용한 것으로 봐선, 이 환자 굉장한 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퇴원 후 그는 장태영에게 병적일 정도로 집착합니다. 장태영의 목소리, 외모, 그리고 여자친구인 송유화(최진리)까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결국 장태영이 '죽였다'고 믿었던 르포 기자 장태영으로 분해, '진짜' 장태영에게 접근합니다.

이때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 시에스타를 오픈한 장태영 앞에 암흑가 대부 조원근(성동일)이 카지노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대립합니다.

카지노를 뺏길 위기에 처한 장태영은 자신과 모든 것이 닮아있는 르포 기자 장태영에게 투자를 받고, 조원근과 카지노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치룹니다.

영화 '리얼' 최진리, 이성민 /사진=코브픽쳐스 제공기사 이미지 보기

영화 '리얼' 최진리, 이성민 /사진=코브픽쳐스 제공


지난 26일 진행된 '리얼' 언론시사회에는 제작사와의 의견차이로 하차한 이정섭 감독의 대타로 메가폰을 잡은 이사랑 감독이 참석했습니다.

이 영화의 제작사 대표이기도 한 이 감독은 "익숙한 장르에서 벗어나 독특한 색을 내고 싶었다"라며 "애매한 리듬감으로 줄타기를 하면서 신선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습니다.

시사회 현장에는 김수현의 4년 만의 스크린 복귀를 축하하기 위해 그의 국내외 팬들이 밀집해 있었습니다. 마치 공항 입국장을 방불케 했죠. 기자들 또한 기대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된 후 주변에서는 한숨과 탄식, 실소로 가득 찼습니다. 감독의 의도대로 누군가에게는 신선함으로 와닿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난해함을 넘어 기괴하다고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한 기자는 하품을 시작하더니 꾸벅꾸벅 졸기도 했습니다. 환각 상태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듯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와 눈부신 미장센만이 그의 단잠을 깨우기도 했습니다.

영화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긴 했지만 이야기를 완벽하게 잇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조각보처럼 산산이 조각난 파편들을 잇기 위해서는 '걸작'을 본 후와는 다른 의미의 논쟁이 필요합니다. 중국 기업 알리바바픽쳐스가 메인 투자자로 나선 115억 원 짜리 불협화음입니다.

영화 '리얼' 성동일 조우진 /사진=코브픽쳐스 제공기사 이미지 보기

영화 '리얼' 성동일 조우진 /사진=코브픽쳐스 제공


김수현은 첫 장면부터 엉덩이를 노출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으로 제값을 해내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최진리 또한 아이돌 출신 배우 최초라고 생각될만한 전라의 노출신을 감행합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답게 김수현과의 파격적이고 노골적인 정사신까지 소화하죠.

이들뿐인가요? 성동일, 이성민, 조우진도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모습을 보입니다. 연기적으로는 지적할 부분이 없습니다.

관객은 엔딩크레딧을 보고 2차 '멘붕'이 올지 모릅니다. 이경영은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 편집됐다 쳐도, 기억을 더듬어도 찾기 힘든 수지, 아이유, 안소희, 손현주, 다솜 등이 카메오로 이름을 올립니다. 팬들의 재관람을 부추기기 위한 감독의 빅픽쳐 였을지 몰라도, 첫 관람에서는 이들의 종적을 찾기 힘듭니다.

"입대 전 20대의 대표작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김수현의 바람은 이루어질까요? 조심스레 예상하건데 그가 지금까지 촬영했던, 그리고 앞으로 촬영할 작품을 통틀어 역대급 '망작'이 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 보입니다.

'리얼' 김수현 VIP 시사회 현장 /사진=유튜브 캡쳐기사 이미지 보기

'리얼' 김수현 VIP 시사회 현장 /사진=유튜브 캡쳐


결국 김수현이 울었습니다. '리얼'입니다. 지난 27일 열린 VIP 시사회에서 "정말 오늘을 오래오래 기다렸다"로 말문을 연 김수현은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관객석에서 들린 "괜찮아"라는 말에 "촤~"라며 특유의 응원으로 마음을 다잡습니다. 김수현은 "다소 영화가 여러분들에게 불친절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영화 곳곳에 함정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함정을 밟으실 수 밖에 없는데 지금 이 눈물도 다 설계된 거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마음 고생이 느껴지는 순간, 누가 김수현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한 줄 평 : 김수현, 최진리 팬덤을 위한 개인소장용 영화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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