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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하얗게 세더라도…이효리는 Just 이효리

입력 2017-07-04 17:32:09 | 수정 2017-07-05 08: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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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정규 6집 앨범 'Black' 발매 기자간담회
퍼포먼스형 여가수→아티스트로 '도약'
이효리 정규 6집 'Black' 발매 기자간담회 /사진=변성현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이효리 정규 6집 'Black' 발매 기자간담회 /사진=변성현 기자



"예전에는 자극적인 기사가 나오면 이해를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토록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 한다는 것을 이제 이해해요. 저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 중 하나거든요. 이효리라는 사람이 이런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구나, 이런 사람이구나라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화려한 블랙 슬릿 드레스로 치장하고 있어도, 가수 이효리에게는 왠지 인간적인 냄새가 났다.

정규 6집 앨범 'Black'을 통해 이효리는 20대 만큼의 화사함은 없을지언정 자신의 근본인 '섹시'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가요계 대표 탑 여가수가 지켜야 할 자존심을 챙기면서도 제주 생활에서 비롯된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보통사람' 이효리의 이야기를 조곤히 털어놓는다.

4일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학교 새천년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효리는 "과거에 예쁜 얼굴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깊이 있는 음악으로 꾸준히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1998년 걸그룹 '핑클'의 리더로 가요계에 데뷔한 이효리는 2003년 8월 솔로 신고식을 했다. 이후 '텐 미니츠', '유고걸', '헤이미스터빅', '치티치티뱅뱅' 등 발매하는 곡 모두 히트시키며 유일무이한 가요계 섹시 여가수임을 증명했다.

이효리는 2013년 이상순과 결혼 후 제주도에 정착해, 연예계를 잠시 떠났다. 두문불출하다가 앨범을 내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결혼 이전과 후의 이효리의 행보는 분명히 달랐다. 가요계 '퀸'의 이미지는 조금 내려놓고 대중에게 친근한 '언니', '누나'와 같이 다가왔다.

이효리는 "원래 이효리의 모습이 지금의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부유한 집안도 아니었고 특별히 잘난 구석이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부모님 이발소를 하셨는데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너 나구분없이 평범하게 살았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연예계에 데뷔하면서 더 화려하고 멋있어야 했다. 연예인이 아닌 분은 나랑 먼 분, 나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며 구분을 짓다가 대중과 더 멀어진 느낌이 있다. 사실 나는 똑같은 사람인데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에 살면서 이발소 딸이었던 예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학생들에게 요가도 가르치는데 예전같으면 어려웠을텐데 지금은 편하게 이야기 하고 어깨도 눌러주고 한다. 직업이 연예인이었을 뿐 나도 똑같은 사람이지 싶다. 원래 이런 사람이었는데 활동하면서 잊고 살았던 것 같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과거 이효리는 자신을 노래했다. 앨범명부터 '효리쉬', 'H-로직'일 정도다. 당시에 대해 이효리는 "에고가 굉장했던 시절이다.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최고야'였던 것 같다. 대중의 인기가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최고를 끝까지 유지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평범한 생활을 하다 보니 나도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라고 반성했다.

지난 2013년 5월 발매한 정규 5집 'MONOCHROME'(모노크롬)부터 이번에 발매하는 6집 'Black'은 '이효리 내려놓기'의 연장선에 있다.

이효리는 "'모노크롬' 때부터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추구했고, 색을 덜어내기 시작했다. 당시엔 곡을 받아 불렀고, '미스코리아'만 내가 썼을 정도"라며 "'화려하지 않지만 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실험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텟 미니츠'나 '유고걸'처럼 터지진 않겠지만 오히려 깊이 좋아하는 분들이 생기는 것 같다. 거기서 발전해 내가 만든 곡수 를 늘려 오롯이 내 생각을 'Black'에 담고자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을 통해서는 "나를 보여주고 싶다 라기보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아세요?'라는 마음으로 돌아선 것 같다"라면서 "사람에게는 밝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니 용기 있게 어두운 면을 보여드려 보이고자 내던졌다. 우리는 모두 깊은 곳으로 들어가보면 어둡고, 생로병사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이기에, 그런 것들을 음악에 녹여내 보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효리 정규 6집 'Black' 발매 기자간담회 /사진=변성현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이효리 정규 6집 'Black' 발매 기자간담회 /사진=변성현 기자


정규 6집 'Black'(블랙)은 서울을 떠나 제주 생활을 통해 얻은 수많은 음악적 영감들을 담은 앨범으로 이효리가 직접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들었다.

총 10개의 트랙 중 1곡을 제외한 9곡의 작사, 8곡의 작사를 도맡았고, 그의 히트곡 '10 Minutes'의 작곡가 김도현과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해 아티스트로서 깊어진 음악적 면모를 드러냈다.

지난 6월28일 선공개된 'Seoul'은 제주에 사는 이효리가 서울을 바라보는 시선을 담아냈다. 래퍼 킬라그램의 래핑과 이효리의 휘파람 소리가 더해져 서울의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을 세련된 감성으로 풀어냈다.

이효리는 "선공개 후 '우울하다', '몽환적이다', '어둡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작사, 작곡할 당시 서울이 어두웠을 때다. 광화문 촛불시위를 보고 곡을 쓰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요동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고 아련한 기분이 들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서울에 비유해 썼는데, 만약 서울 분위기가 지금처럼 밝았다면 밝은 곡이 나왔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또 "기존에 도시를 찬양하는 곡들이 많았는데, 도시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어두운 단면, 우울한 마음을 담아낼 수 있는 곡이 있으면 어떨까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이효리는 'Black'에서 팝과 발라드는 물론 힙합과 소울, 일렉트로니카를 넘나드는 곡들로 가수 이적, 래퍼 킬라그램, 로스, 앱신트 등 실력있는 신예들과의 콜라보를 시도해 눈길을 끈다.

그는 "선배이기도 하고, 유명세라는 것이 있으니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끌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기회가 없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저도 그런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까"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효리는 싸이커델릭 레코즈의 래퍼들에게 되레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젊은 친구들과 협업을 함으로써 감을 잃지 않게 도와준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음악적인 면뿐만 아니라 젊은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음악, 안무, 사진, 자켓 등 예술작품과 같은 퀄리티를 선보이고자 노력했다.

인도 요가 사상에서 영감을 받은 'White Snake', 사랑하는 연인을 빗대어 부른 'Unknown track', 뭄바톤의 댄스곡 'Love Me', 김형석 작곡가의 피아노 연주가 돋보이는 '다이아몬드' 등이 그 증거다.

이효리는 "'대중적인 것 안 하겠어'라는 의도로 작업하지 않았다. 사실 '서울'도 대중이 엄청 좋아할 줄 알았다"라고 새 앨범의 극명한 반응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대중이 조금 더 밝고 빠르고 한 곡들을 원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다양한 시도와 변화를 해야지 끝까지 살아남는 아티스트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너무 대중적이지도 마니아층을 위한 것도 아닌 중간 접점,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효리는 이제 수많은 여성 걸그룹들이 걸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게 됐다. 그는 "여성 뮤지션의 경우 겉모습이 늙는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지는 부분이 아쉬웠다"라며 "이 현상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내면을 키워보려고 노력했다. 머리가 하얗게 세더라도 '저런 말을 해도 돼?', '저런 노래를 불러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오래 노래를 부르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1주일이라는 짧은 활동 기간, 일거수일투족 화제를 모으는 '이슈 메이커' 이효리의 귀환이 가요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효리는 4일 저녁 6시 정규 6집 앨범 'Black'을 정식 발매하고, 동명의 타이틀곡 라이브를 카카오TV, 멜론서 최초 공개한다. 오는 5일 MBC 뮤직 '쇼 챔피언'을 시작으로 방송 3사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할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변성현 기자, 영상=문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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