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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중국이 원유공급 끊으면 북한은 3개월도 못버텨"

입력 2017-07-17 09:00:42 | 수정 2017-07-17 09:00:42 | 지면정보 2017-07-17 S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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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전체 무역의 91%를 중국에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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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정치·외교적 배경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 재개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토론해보자.

북한 경제는 중국이 없으면 와르르 무너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유(原油) 공급의 50%, 대외 무역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대한민국이 52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등 경제 영토를 넓혀 가는 동안 북한은 정반대 길을 택했다. 문을 꽁꽁 걸어 잠근 채 ‘혈맹(血盟)’ 사이인 중국에서 부족한 물자를 공급받고, 천연자원과 노동력을 수출해 근근이 외화를 벌었다.

최근 북한에 대한 초강경 제재를 논의 중인 국제사회가 ‘중국의 동참’을 강력히 요구하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북한의 對中 수출, 15년 새 67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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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의 ‘2000~2015년 북·중 교역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북한의 교역 의존도는 2000년 24.8%에서 2015년 91.3%로 높아졌다. 북한의 대중국 교역 규모는 같은 기간 4억8800만달러에서 57억1000만달러로 연평균 17.8% 급증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67배,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6배 뛰었다. 품목별로 보면 철광석, 무연탄 같은 광물을 주로 수출했고 전기기기, 기계, 차량 등을 많이 수입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한 나라의 대외경제 부문이 어느 한 국가에 90% 이상을 의존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경제난은 냉전체제가 붕괴된 1990년대에 본격화했다. 북한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자력갱생 경제발전’ 노선이 실패하고,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우방(友邦) 국가들이 줄줄이 무너지자 국제적 고립이 심해졌다. 2000년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잠시 활성화됐던 남북 경제협력마저 중단되면서 북한의 중국 의존도는 더욱 치솟았다. 2000~2015년 북·중 누적 교역액은 482억달러로 남북 교역액(224억달러)의 2.2배에 달했다.

北 주민 수만 명, 중국 땅에서 ‘외화벌이’

북한 경제의 중국 의존도 상승은 교통·통신 분야에서도 잘 드러난다. 2000년대 중반까지 북한은 주로 일본에서 자동차를 수입했지만, 일본의 대북 제재로 교역이 끊기자 중국에서 들여오기 시작했다.

유엔에 따르면 1992년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자동차는 254대뿐이었으나 2013년에는 1만1187대로 늘었다. 북한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지난해 33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데, 단말기는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을 개조한 ‘아리랑’과 중국산 중고 휴대폰을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북한의 대외 무역이 ‘후진국형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수입은 에너지, 원자재, 식량, 소비재, 건설자재 등 다방면에 걸쳐 이뤄지지만 수출은 1차 자원과 일부 위탁가공 제품에 편중돼 있다. 수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에 못 미치다 보니 매년 8억~10억달러씩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북한은 자국민을 중국으로 보내 일을 시키는 방식으로도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북한의 대중국 노동력 송출 규모는 수만 명 선으로 추정된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에 평양냉면 등을 판매하는 북한 식당만 100여 개가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중국과 이어진 송유관은 ‘북한의 생명줄’

북한 입장에서 중국의 또 다른 든든한 지원은 ‘송유관’이다. 밤에 한반도 위성사진을 찍으면 남쪽은 하얗게, 북쪽은 시커멓게 나올 만큼 북한의 에너지난은 심각하다. 중국은 이런 북한에 원유와 석유제품을 대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연간 100만t 정도의 석유를 소비하며, 이 중 절반을 중국에서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은 연간 53만t의 원유를 공급하며 이와 별도로 휘발유 등의 정제유 형태로 20만t이 더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연 1%의 저리 차관 형태로 공급되지만 나중에 탕감해 주기 때문에 무상원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원유는 북한의 기간산업과 핵, 미사일 등 군사 개발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국제사회가 원유 공급 중단을 김정은 정권의 ‘생명줄’을 끊는 최후의 제재 카드로 만지작거리는 이유다. 실제로 중국은 북한과 마찰이 생겼을 때 송유관을 일시적으로 잠가 경고를 보낸 적이 있다. 국내외 북한 전문가들은 “중국이 송유관을 완전 차단하면 북한은 석 달도 버티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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