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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삐삐밴드 이윤정 "재미있는 일 찾는 것이 바로 '내 일'"

입력 2017-09-01 12:53:25 | 수정 2017-09-04 12: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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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딸기를 그렇게 좋아한다며?"

삐빼밴드 이윤정 씨는 어느날 여섯살 난 아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

'설탕에 찍어 딸기를 먹었어. 딸기 밭에서 하루 종일 놀았어.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아 좋아. 딸기를 사달라고 졸랐어. 딸기를 먹지 않고 웃기만 했어. 나는 왜 이렇게 너를 좋아하는 걸까.나도 왜 니가 좋은지 몰라'

1995년 데뷔해 리드미컬한 드럼 반주에 맞춰 '딸기가 좋아~~ 딸기가 제일 좋아'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빨강머리 이윤정은 당시 댄스아니면 발라드였던 가요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았다.

"할머니가 아이에게 제 예전 노래를 틀어주신 모양이에요. 아들이 그 노래를 따라부르니까 왜그렇게 민망하던지(웃음)."

삐삐밴드의 보컬에서 개성파 스타일리스트로 변신한 이윤정은 지난 서현의 솔로데뷔 당시 마냥 소녀였던 그에게서 파격적인 변신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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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인스타그램 @eelittlee



"노래도 만들고 미술도 하고 스타일링도 하니까 제 직업이 뭐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아요. 단순히 노래하는 가수라기 보다는 전시, 음악, 뮤직비디오, 미술 등 다양한 분야를 복합적으로 표현하는 예술가라고 해야 할까요? 재밌는 미술에 스토리가 담긴 춤도 들어가고 토탈아트 장르지만 보시는 분들이 그저 '재밌다'고 느끼신다면 그것만으로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

이윤정 씨는 2010년 현대미술작가인 이현준 씨와 결혼한 뒤 토탈아트퍼포먼스 등에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 왔다.

현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에서 진행중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전시회'에 참여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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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분은 내가 정해. 오늘 나는 '행복'으로 할래"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中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전시에서 '앨리스 방'을 표현해 주면 좋겠다는 제의를 받고 재밌을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어요. 개성 넘치는 일러스트레이션 작가, 감각적인 뮤지션, 키치한 설치작가와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영상크루 등 총 23팀이 앨리스의 기상천외한 모험을 표현한다는 게 즐겁고 신나는 경험이었어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어떤건 커보이고 어떤건 작아보이고 착시현상에 빠졌던 앨리스가 현실로 돌아왔을때 접하는 공간이라는 점에 주안점을 뒀고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도 마지막에 조금이나마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이윤정과 이현준이 함께 만든 EE는 그동안 정적인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다가 이번처럼 대중적인 이벤트 전시는 처음이라 관객들의 적극적인 반응에 많이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동안에는 보여주고 싶은 것을 저희들 마음대로 작업했다면 이번 전시회는 많은 대중들이 보게 되는 전시잖아요. 관객들이 '앨리스 방'에서 편안하길 바랬지만 그 정도로 편안해 하실줄은 몰랐어요(웃음)."

EE는 지난 16일 앨리스의 모험을 주제로 한 트랙 'ALICE THE RABBIT'을 발표했다.

"작품에 몰입하는데 들이는 공처럼 홍보에도 주력해야 한다는걸 알고는 있지만 그런 재주는 없는 것 같아요. 수익보다는 저희 음악에 관심가져 주는 불들에게 선물처럼 드리고 싶었어요. 삐삐밴드 활동이요? 늘 생각은 있어요. 세 멤버 모두 뭉칠 수 있게 되는 날 짠 하고 나타나게 될거에요."

이윤정 이현준 부부의 EE는 아들 시화 군이 커가면서 관심사는 교육적인 면으로도 확대됐다.

"2년전 저희 부부의 관심사가 온통 아이에게 쏠려있을 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어린이교육에 포커스를 맞춘 프로그램을 자체제작해 달라는 제안이 들어왔어요. 아이들에게도 즐길만한 놀이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흔쾌히 승락했죠. 아이들을 초대해서 전시도 하고 퍼포먼스도 하고 카드 제작해서 마술하고 '궁둥송'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들려줬더니 아이들은 물론 엄마아빠들도 매우 좋아하시더라구요. 아이를 키우면서 '방구' 키워드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잘 먹히는지 알고 있었거든요."


'궁둥송'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엉덩이 등의 어휘를 사용해 신나게 놀며 심미적 교통교육을 할 수 있는 곡이다. 당시 홍보부족(?)으로 이슈가 되지는 않았지만 단순한 리듬과 신나는 멜로디, 따라 하기 쉬운 동작과 노랫말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곡이다.

색깔이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을 어른이 아이에게 주입시키지 말고 아이들 시선으로 평가하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 그들의 바램이다.

"제가 목소리도 독특하고 뭔가 아이들이 즐겨보는 만화 속 캐릭터 느낌이라 그런지 구연동화를 해주면 완전 넋을 잃어요. 남편 이현준 씨도 아이 눈높이에 맞춰 항상 잘 놀아주다 보니 동네 아이엄마들이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몰라요."

이현준 씨는 "윤정 씨와 처음 만났을때 서로 너무 잘 통했고 나이가 들어서도 서로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결혼했죠. 아들 시화가 생긴 후에는 책임감도 생기고 우리의 만남이 무엇보다 특별하다고 생각돼요. 저 뿐만 아니라 이윤정 씨도 아이에 대한 애착이 강해요. 저희 부부는 무조건 저녁 7시 30분 전 귀가해서 함께 저녁 먹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밤에 아이가 잠들면 다시 나와 작업을 하더라도 저녁식사는 꼭 함께 해요. 우리 부부가 함께 작업실을 쓰기 때문에 대화하는 시간도 많고 제가 하려는 '개념미술'에 대해서도 폭넓게 이해해주는 편이죠."

이현준씨가 9월 10일까지 성수동에서 진행 중인 '이현준천재' 전시는 일반인들이 보기엔 엉뚱해 보일 수 있지만 상황연출을 담은 개념미술 전시회라고 볼 수 있다.

"대중들이 미술이 너무 어려운 것이라고 접근한다면 더욱 멀어지겠지만 편하게 생각한다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되잖아요. 작가들이 그저 즐거운 작업을 하다보면 대중들과 편하게 소통할 수도 있구요. 짠 하고 내놓았을때 세상이 뒤집어질만큼 화제가 될 전시를 하자고 하기 보다는 캐주얼하게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어느날은 아들이 저한테 '왜 아빠는 다른집 아빠처럼 회사에 안가고 재미있는 것만 해?'하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대답했죠. '아빠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

EE는 앞으로 개인전시와 스타일링 등 계획을 들려줬다. 따로 또 같이 작업하며 서로의 코드에 맞는 예술 이야기를 나누며 의지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삐삐밴드 '안녕하세요' 가사가 떠올랐다.

'식사하셨어요. 별일 없으시죠. 괜찮으세요. 수고가 많아요. 좋은 꿈꾸세요. 좋은 아침이죠. 내일 또 보자. 니가 보고싶어. 나는 누군가가 정말 필요해. 내일 우리 같이 여행을 떠나볼까.'

흔한 일상일 수 있지만 그 안에 특별한 의미를 둔다면 누구보다 빛나는 하루를 선물받게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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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전시회
㈜미디어앤아트의 여섯 번째 아트 프로젝트'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현대적인 시각으로 표현해낸 새로운 컨셉의 전시다.

서울숲 한복판의 새로운 복합문화공간 The Seouliteum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거대한 도심을 떠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쉬어 갈 수 있는 원더랜드를 지향한다.

• 전시기간 : ~2018년 3월 1일 / 매주 월요일 휴무
• 전시시간 : 오전 10시 - 오후 7시 *오후 6시 입장마감
• 전시장소 :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The Seouliteum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사진 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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