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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봐도 됩니다, 단지 후회할 것"…곽경택 감독의 무한도전 '희생부활자' (종합)

입력 2017-09-07 12:05:15 | 수정 2017-09-07 13: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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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희생부활자' 제작보고회 / 사진=최혁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영화 '희생부활자' 제작보고회 / 사진=최혁 기자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과감하게 미스터리 스릴러에 도전한다. 김래원, 김해숙 주연의 영화 '희생부활자'를 통해서다.

'희생부활자'는 억울한 죽음 뒤 진짜 범인을 심판하기 위해 살아돌아온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곽경택 감독은 박하익 작가의 소설 '종료되었습니다'를 읽고 희생부활자라는 초현실적인 설정을 차용하게 됐다.

영화는 희생부활자의 국내 첫 사례로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 명숙(김해숙)이 살아돌아와 자신의 아들 진홍(김래원)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7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진행된 '희생부활자' 제작보고회에서 곽경택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원안의 초반 흡입력이 좋아 단번에 빠졌고,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하는 동안 개인적으로 쉽지 않았다. 하던 대로 하면 편할 수 있었을 텐데 나이 먹기 전에 도전하고 싶었고 새로운 이야기를 고통스럽더라도 해봐야겠다 싶었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곽 감독은 "RV는 원안을 쓴 박하익 작가의 세계관으로 희생당한 사람들이 부활한 콘셉트에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더해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김래원, 김해숙 / 사진=최혁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배우 김래원, 김해숙 / 사진=최혁 기자


영화 '해바라기',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모자 호흡을 맞췄던 김해숙과 김래원이 세 번째로 입을 맞추게 됐다. 김해숙은 "곽경택 감독부터 김래원 캐스팅 소식을 듣고 덩실덩실 춤을 췄다"라며 "성동일, 전혜진도 그렇고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김래원은 "10년 가까이 됐으니 평소에 어머니라고 부른다. 시나리오를 보고 엄마 역할을 '우리 엄마(김해숙)'가 할 시간이 있으려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김해숙은 "10년을 안보고 다시 봐도 사랑의 깊이가 똑같다. 연락 안하고 지내도 마음 한 구석에 있는 아들 같다"라고 거들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김래원이 아들이라는 이야기에 정말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세 번씩이나 엄마 역을 해도 될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곽경택 감독은 "그동안 실화 위주의 영화를 많이 했다. '희생부활자'는 가장 진지한 연기가 수반돼야 이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겠다 싶었다. 가장 가상적인 이야기지만 리얼리티가 강한 배우들을 캐스팅한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희생부활자'는 데뷔 후 처음으로 김래원이 선택한 스릴러 영화다. 그는 엄마 명숙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쫓는 검사 진홍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갈수록 깊은 혼돈에 빠지는 남자의 내면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김래원은 그동안 '펀치'에서 검사로, '프리즌'에선 경찰 역으로 '프로 공무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매번 부담스러운데 영화 촬영 전에 감독님이 전혀 신경쓸 필요 없다고 말씀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차별성을 두고 검사 연기를 한 것은 아닌 것 같고, '펀치'와 장르 자체가 달라서 비슷한 점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감독님의 의도를 따르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영화 속 인물의 심리 조차도 콘트롤 하셨다. 의지하고 따라갔던 작품이다. 개인적인 연기에 대한 부담은 많이 없었다"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곽경택 감독은 "집중력이 굉장히 뛰어난 배우"라며 "연출자와 신뢰가 구축되고 나면 진짜 불에도 뛰어들 수 있을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 영화에서 김해숙은 지금까지 보여준 인자하고 따뜻한 엄마의 모습이 아닌 7년만에 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온 후 아들을 공격하는 명숙을 연기한다. 그는 미스터리를 끌고 나가는 주요 축으로 영화의 든든한 중심축을 맡는다.

김해숙은 "영화에서 미스터리 스릴러를 굉장히 좋아한다. 시나리오 처음 받고 보다가 일단 덮었다. 충격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읽어보니 우리나라에 완벽한 미스터리 스릴러가 나온적이 없었던 것 같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푹 빠져서 읽었다. 의외의 제 모습이지만 열심히 재밌게 흥미롭게 촬영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엄마라는 굴레에 갇혀서 수많은 엄마를 표현해내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 제 자신과 연기 싸움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 매 작품마다 운 좋게 잘 표현되는 것 같다.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이라 개인적으로 기대 많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영화 '희생부활자' 곽경택 감독 / 사진=최혁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영화 '희생부활자' 곽경택 감독 / 사진=최혁 기자


뿐만 아니라 '탐정:더 비기닝', '응답하라' 시리즈 등으로 코믹한 이미지를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았던 성동일이 웃음기를 빼고 돌아왔다. 그는 국내서 처음 발생한 희생부활현상을 은폐하려는 국가정보원 요원 영태 역을 맡았다.

성동일은 "재래시장 골목같은 영화가 마음에 들었고 하고 싶었는데 백화점 연기를 시키니 부담스러웠다"라면서도 "곽경택 감독이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했다. 의상도 시키는 대로 하고. 돌잔치 이후로 제 의지대로 해본게 없다고 했다. 그만한 믿음이 있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그동안 이미지와는 다르게 깔끔하게, 전문 용어로 얘기하자면 빨래 건조기처럼 드라이하게 했다. 다시 찍자고 제일 많이 한 감독님이셨다. 원작에 충실하게 힘들게 촬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이라는 정형화된 인물은 아니지만 대사톤과 일상톤의 구분을 지어 디렉션을 주셨다. 평소 안해보던 습관이라 어려웠다. 토씨 하나에 의미 전달을 하시는 분이다. 그걸 안잡아 주셨으면 무미건조한 역할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롱테이크로 가는 신이 있는데 계속 걱정을 했다. '한 번에 갈거냐고' 물었더니 끊어서 간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토씨하나 틀리면 안됐다. 이제 곽 감독과 하면 안되겠구나 싶었다"라고 농을 쳤다. 이어 "저도 불에 뛰어들 수 있는 배우다"라고 곽경택 감독에게 어필했다.

곽경택 감독은 "솔직히 성동일의 눈이 무섭다. 첫 미팅 때 굉장히 센 눈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했다. 역할에 딱이겠다 싶었다. 그전 작품에서 유머코드가 많았지만 관객이 초반에 이런 모습을 보면 익숙해지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배우 전혜진은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에 이어 다시 한 번 경찰청 엘리트 경찰 수현 역으로 분해 거침없고 저돌적인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그는 "시기적으로 다 붙었던 것은 아닌데, '더 테러 라이브'는 테러 담당 요원, '불한당'서는 불한당 보다 더 불한당 같은 경찰이었다. 이 영화에선 프로파일러로 인텔리한 경찰 역을 연기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에서 널 뭘 봐서 경찰 역에...라고 한다. 저는 원래 여자여자한데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전혜진은 또 "RV에 대해 인터넷에 찾아볼 만큼 관심을 가졌다. 감독님과 얘기를 강하게 나누고, 수사 프로그램을 원래 좋아해 여성 프로파일러에 대해 찾아봤다. 감독님이 생각한 캐릭터가 있었기에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표정 변화가 없이, 감정을 누르고 이성적으로 연기하려 했다"라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김해숙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미스터리 스릴러 물이 탄생한 것 같다. 성동일이 적절한 말을 했는데, 안보셔도 됩니다. 안보시면 후회하실 겁니다"라고 관람을 독려했다.

곽경택 감독은 "부산 출신에 서울에서 생활한 지 몇년 됐다. 저에게 서울은 무거운 도시다. 이 이야기를 단지 재미 위주로만 만들었다기 보다 서울을 보는 아픈 마음을 넣어 만들었다. 한 번 봐주시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희생부활자'는 오는 10월 개봉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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