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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경찰 도움 못받은 '염전노예' 피해자 국가가 배상해야"

입력 2017-09-08 14:53:27 | 수정 2017-09-08 14: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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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력 착취와 감금·폭행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던 '염전노예' 사건 피해자 가운데 일부에게 국가가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김한성 부장판사)는 8일 강모씨 등 염전노예 피해자 8명이 국가와 전남 신안군·완도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박모씨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300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자를 포함하면 국가가 지급할 금액은 총 3700여만원이다.

재판부는 "박씨가 새벽에 염전을 몰래 빠져나와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경찰관은 지적장애가 있는 박씨를 보호하고 염주(염전 주인)의 위법한 행위를 조사하기는커녕 염주를 파출소로 부르고 자신은 자리를 떠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관의 행동으로 인해 박씨는 결과적으로 염전에 돌아가게 됐고, 당시 박씨가 느꼈을 당혹감과 좌절감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박씨가 청구한 위자료 액수를 모두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피해자들의 배상 청구는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나머지 원고들은 공무원의 고의나 과실에 의한 위법한 공무집행이 있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않거나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염전노예 사건은 각각 지적장애와 시각장애가 있는 장애인 채모씨와 김모씨가 '일자리가 있다'는 말에 속아 신안군의 외딴 섬에 끌려가 수년 동안 임금 없이 노동을 강요당하고 폭행·욕설에 시달려온 사실이 2014년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을 산 사건이다.

이후 경찰과 지방 노동청 등이 꾸린 점검반 조사 결과 염전에서 20명의 임금 체불 근로자가 확인되는 등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잇달아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2015년 11월 "국가가 고의 또는 과실로 경찰권, 사업장 감독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신안군·완도군은 보호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며 1인당 3000만원씩 총 2억4000만원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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