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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김창수'가 '군함도' 역사왜곡 논란을 피하는 방법

입력 2017-09-12 13:43:31 | 수정 2017-09-12 13: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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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선생의 젊은 시절이 배우 조진웅의 얼굴로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명성황후 시해범을 맨손으로 때려죽인 김창수가 사형선고를 받고 옥중에서 진정한 독립투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대장 김창수'(이원태 감독)를 통해서다. 김창수는 김구 선생의 본명이다.

이 영화는 1986년 명성황후 시해범인 일본인을 죽이고 나라의 치욕을 씻어내지만 인천 감옥소의 사형수 신분이 되어 옥살이를 하는 천하고 평범한 청년 김창수의 625일간의 실화를 그렸다.

'대장 김창수'는 실존했던 독립운동가의 강렬한 투쟁의 순간이 아닌 그 시작점에 놓인 한 청년의 변화에 눈을 돌렸다. 스스로 죄인이 아니라며 감옥 안에서 고립을 자초하던 김창수는 자신보다 더 억울하고 힘이 없어 고통을 당하고 견디는 일밖에 하지 못하는 조선인들을 보며 변화에 눈을 뜬다.

위대한 인물이 아닌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건져 올린, 김창수라는 평범한 사람을 통해 현시대 관객에게 위안과 희망, 큰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대장 김창수'의 제작보고회에서 이원태 감독은 "역사 소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시대에 대한 공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를 만들 때 재구성을 해야 하는데 지식이 없다면 직무유기이고 위험한 짓이라고 생각했다. 재구성할 때 시대 정신을 아는 상태라면 이유와 명분이 생긴다. 그런 의무감에 사로잡혀 공부할 수 있을 만큼 다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구가 아닌 김창수라는 이름을 끄집어낸 것에 대해 "역사 속 위인들을 떠올리면 누구나 가진 스테레오타입이 있는 것 같다. 전형적인 지식 때문에 모르고 잊고 있는 것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위인들의 위대한 순간도 소중하지만 빛나는 순간을 오기까지 겪었던 고난, 암흑의 시간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또 "원래 이름은 창암인데 동학교도가 되면서 김창수로 이름을 바꾼다. 당시 김구 선생의 몇 년의 이야기가 맞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아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거다. 갑자기 위인이 된 것이 아닌 과정이 있다는 생각으로 영화화 했다"라고 말했다.

'대장 김창수' 정만식 송승헌 조진웅 정진영 /사진=변성현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대장 김창수' 정만식 송승헌 조진웅 정진영 /사진=변성현 기자


최근 역사적 소재를 담은 영화는 관객의 성향과 역사 인식에 따라 극단의 평가가 오갔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군함도'가 그 예다. 이원태 감독은 "역사를 소재로 영화 만들 때 만드는 사람들이 부담이 크다. 재구성하지 않으면 그건 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라고 밝혔다.

그는 "영화를 보고 좋아하기도 하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 있어선 지금도 두렵다. 하지만 그 논란 자체가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논란의 과정을 통해 어떤 것이 사실이고 허구인지 알게 된다. 보시는 분들 모두 지적 상상력이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명감으로 만들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해빙', '보안관'을 비롯한 영화로 관객에 얼굴을 비춘 조진웅은 나라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은 청년 김창수로 분했다.

조진웅은 "'대장 김창수'는 영화이기에 가슴 아픈 현실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만 분의 일, 천만분의 일도 못한 것 같다. 과거 '명량'이라는 영화에서 최민식 선배가 '단 1초, 발끝이라도 보고 싶다'라고 했었다. 저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상황을 재연해내는 배우로서, 상상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 죄스러웠다"라고 털어놨다.

또 "과거 시나리오를 봤을 때 김구 선생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못합니다'라고 거절했다. 3년이 지나 하겠다고 했는데 깜냥이 되어서가 아니다. 김창수라는 청년이 독립의 큰 몫을 하고 결국 구국의 아버지가 된다. 천하고 평범한 사람이든 누구든, 슈퍼 히어로가 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일개 배우지만 삶을 소중하게 느끼고 거듭날 수 있겠구나, 인간으로 존엄 받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대장 김창수' 조진웅 송승헌 /사진=변성현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대장 김창수' 조진웅 송승헌 /사진=변성현 기자


송승헌은 이 영화에서 감옥소의 강형식 소장 역을 맡아 데뷔 이후 첫 악역에 도전한다. 그는 "어떻게 하면 잘 때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모든 배우들을 때렸어야 했다. 감독에게 했던 첫 질문은 이런 것을 어떻게 리얼로 하죠?라고 물었다. 감독님이 실제로 때리라고 하더라. 그러기가 쉽진 않았기에 항상 긴장하고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조진웅은 "잘~ 때려주셨다. 힘도 좋다. 제 입장에선 촬영 감독이 앵글을 잡고 있는데 '설마 우리 둘을 한 프레임 안에 넣는다는 것은 아니지?'라고 물었다. 무슨 악역이 이렇게 멋있냐. 잘생긴 얼굴에서 눈빛이 변할 때 무서울 정도다. 너도 광고는 다 했구나 싶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대장 김창수'에는 조진웅, 송승헌 뿐만아니라 '대장 김창수'에는 정진영, 정만식, 김서원, 곽동원 등이 출연해 진심을 담은 연기를 선보인다.

정만식은 "한 청년이 영웅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가 살고자 하는 이유, 의지, 목적이 생겨나는 시기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120년 전, 그 청년이 많은 것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자신보다 더 아프고 힘든 사람들을 보고 깨우친다. 우리도 100년 후에는 역사 속의 인물이 될 것이다. 우리 영화가 그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정진영은 "촛불혁명 이후에 역사적 실화에 대한 무게를 몸소 느끼신 것 같다. 이 영화는 정직한 이야기다. 속임수, 뒷통수 치는 것이 없는 작품이다. 그래서 오히려 맑은 마음으로 관객에게 다가가려고 했고, 순수한 마음으로 봐주시길 바란다. 재밌게 보셔야 하는 영화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삶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듣는다. 영화도 하나의 말 걸기인 것 같다. 2시간 동안 제 발로 찾아 와서 저희의 말을 들어주실 관객을 기대한다. 때론 '말을 잘 못 해?' 라는 말을 들을 때도 있고 '거짓말 아니야?'라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 단지 맑은 마음으로 함께 말을 걸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고백했다.

'대장 김창수'는 오는 10월 19일 개봉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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