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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의 영화랑] 영화 '분장', 당신의 가족이 성소수자라면?

입력 2017-09-16 06:39:00 | 수정 2017-09-16 0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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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은 그리 달라진 것 없지만 영화표 가격은 어느새 1만 원이 훌쩍 넘었습니다. 4인 가족이 주말 영화 나들이 한번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죠. 데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만 보나요. 캐러멜 팝콘도 먹고 싶고, 콜라도 먹어야 하니까요.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 영화 선택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잘 빠진 예고편에 낚이는 일 없어야겠죠. 실패 없는 영화 선택을 위해 신작들을 만나봅니다. 당신(의 시간과 돈)은 소중하니까요.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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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분장'


◆ 분장 (LOST TO SHAME)
남연우 감독|남연우, 안성민, 홍정호, 한명수, 양조아 출연|드라마|9월 27일 개봉|103분|15세 관람가


남연우 감독, 주연 영화 '분장'은 단순한 퀴어 영화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서 잘 드러나지 않은 성소수자들의 가족, 친구의 민낯을 깊이 있는 연기와 연출로 결코 가볍지 않은 템포로 눌러 담아냅니다.

무명의 연극배우 송준(남연우)은 택시비 만원이 없어 경찰서에 끌려가는 무명배우 입니다. 하지만 그에겐 든든한 응원군 동생 송혁(안성민)이 있죠.

송준은 무용 전공생인 송혁과 이태원 뒷골목에서 만난 트랜스젠더 이나(홍정호)의 도움으로 유명한 성소수자 연극 '다크 라이프'의 주인공 주디 역을 맡습니다.

그는 유명 감독의 연출작인 '다크 라이프'를 통해 스타덤에 오르고, 배우로서 입지를 다집니다. 트랜스젠더 이나를 통해 찾았던 성소수자모임은 그의 연기에 진정성을 더하며 빛을 발하게 하죠.

'진심'을 담아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아픔을 달래겠다던 송준은 단 하나 뿐인 친구 우재(한명수)와 동생 송혁이 동성애적 사랑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하고 맙니다.

이제 송준은 트랜스젠더인 주디 역을 하고 싶지 않아 합니다. 배우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했던 캐릭터이지만, 막이 내리면 한시 바삐 물티슈로 벅벅 지워내고 싶은 가면입니다. 위선이란 이름의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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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분장'


'분장'은 지난해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비전에 공식 초청돼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제 42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상, 제6회 서울프라이드영화제 코리아 프라이드 섹션 핑크머니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저예산 독립영화로 제작과 감독 모두 주인공 남연우 배우가 도맡습니다. 뚝심있게 영화를 이끌어나갑니다. 알고보니 영화에 출연한 모든 배우들은 남연우가 연극, 영화 현장에서 동지애를 다졌던 배우들입니다.

지난 15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남연우는 "장편의 긴 호흡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배우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과정인 작품"이라며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연출의 마음으로 참여해줬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트랜스젠더 이나 역의 홍정호는 실제 성소수자와 같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실제 트랜스젠더 친구를 소개받아 이태원 클럽, 트랜스바에 다니면서 관찰했다"라며 "다이어트 하느라 힘들었지만 한달간 여성이 되기 위해 빠져 살았다"라고 경험을 털어놓습니다.

동성애자 우재 역의 한명수는 송혁 역의 안성민과 정사신에 대해 "겨울이라 무척 추웠다. 몸을 움직이다보니 몸도 따뜻해지고 자신감도 붙게됐다. 나중에는 동작이 좀 그렇게 됐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분장'은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남연우 감독은 "영화를 만들 당시 생각은 안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와 인물만 집요하게 따라갔다. 19세가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15세가 나와 기쁘다"라고 말했습니다.

'다크라이프' 조연출 소민 역의 양조아는 "얼마나 많은 씨앗이 뿌려져있고 그 안에 물을 줘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닌지, 우리의 진짜 생각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객들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영화 '분장' 한명수 안성민 양조아 남연우 홍정호 오도이(음악감독)기사 이미지 보기

영화 '분장' 한명수 안성민 양조아 남연우 홍정호 오도이(음악감독)

극중 트랜스젠더 주디의 대사는 우리에게 뼈 아픈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들이 하는 건 아름답고, 나란 존재가 사랑하는 건 더러운 건가요?"

한 줄 평 : 생얼보다 추악한 위선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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