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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엄마 현실 육아] (3) '불량엄마' 때문에 유치원서 눈물샘 폭발한 딸

입력 2017-09-27 11:30:50 | 수정 2017-09-27 11: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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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노해리



여느 날 처럼 출근길에 아이를 유치원 앞에 떨궈줬다.

워킹맘 엄마 덕분에(?) 항상 유치원에 1등으로 등원하는 딸.

가끔 막 출근하시는 유치원 선생님과 현관 앞에서 마주칠 때는 죄지은 사람처럼 미안해지기도 하기 일쑤다.

기분 좋게 회사에 가는데 유치원에서 걸려온 전화.

'아침부터 웬일이실까?'

"어머님~ 오늘 유치원 한복행사 하는 날인데 ○○이 한복이 없어요!"

'헉. 난 몰라'

전날 야근하느라 아이가 인근에 사시는 할머니 댁에서 잤고 아침에는 바쁘게 데려와 등교시키느라 알림장 확인을 미처 못한 것이었다.

내부순환도로 한가운데에 있다가 급히 하차했으나 다시 집까지 가는데 소요 예상시간은 50분.

'오늘만 그냥 대충 넘어갈까' 잠시 고민도 했지만 평소 체육수업 있는 날 우리 아이만 평상복 입고 사진찍힌 적도 한 두번이 아닌데...한복행사 날은 그래선 안된다 싶어 차를 돌렸다.

정신없는 엄마 탓에 또 얼마나 난처해 하고 있을까 싶어 급히 집에 가서 한복 챙겨 유치원에 뛰어올라갔다. 그때 내 앞에는 마치 드라마 한 장면 같은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아이는 정말 만화영화에서처럼 두 팔을 들고 연신 눈물 닦아내며 울고 있었고 한복을 곱게 입은 친구들이 딸을 빙 둘러싸고 있었던 것.

아이가 자기만 가방 속에 한복이 없다는 걸 안 순간 대성통곡을 하는 바람에 시선을 끌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친구들은 다 한복으로 곱게 갈아입는데 자신만 소외됐다는 느낌에 더 서러웠을 그 마음을 어찌 모르랴.

'미안해. 미안해.'

번개같이 한복을 꺼내서 입혀주는데 치마를 꺼내자마자 여자 친구들 눈이 휘둥그레~.

명절을 맞아 큰 맘먹고 나비 수백마리가 달린 화려한 한복을 준비해둔 것이 그나마 천만다행이었다.

평소에는 '너희들은 앞으로 살면서 좋은 옷 입을 날들이 많아'하면서 제 위주 쇼핑을 하는 '못된 엄마'였지만 이번 명절에는 웬지 화려하고 예쁜 한복을 사주고 싶더라니...

여자 친구들이 하나같이 '예쁘다~', '드레스 같다'라며 부러워하니까 눈물을 막 그친 딸도 내심 뿌듯한 눈빛.

대소동을 빚느라 회사는 지각했지만 일하는 동안 선생님이 보내주신 행사 사진을 보니 절로 엄마 미소가 지어졌다.

단체컷을 보니 딸의 손끝에 엿보이는 저 자신감. 기분 좋게 사진찍은 모습을 보니 회사 핑계로 유치원 돌아가지 않았다면 저 사진 속 아이 표정이 어땠을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앞으로는 엄마가 정신줄 꼭 잘 챙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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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실전팁 3

- 준비물을 챙겨오지 않는 아이는 선생님을 힘들게 한다. 알림장 확인 또 확인!
- 워킹맘이라면 지원군 엄마동료가 필요하다. "내일 도시락 싸는 날인거 알지?" 문자메시지 한통 보내줄 지원군을 얻으려면 평상시 꾸준한 노력이 필수.
- 아이 양육자가 따로 있다면 숙제나 준비물을 회사에서 미리 물어본다. 야근해서 집에가서 확인한 알림장에서 '낙엽 가져오기'를 발견하고 야밤에 놀이터를 헤메는 일이 없도록.


#육아에세이 '못된 엄마 현실 육아'는 네이버 맘키즈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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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노해리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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