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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공정위 가습기살균제 심의 관여 '의혹'

입력 2017-10-22 09:57:03 | 수정 2017-10-22 09: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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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의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심의하는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당시 청와대가 공정위에 외압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22일 국회와 관계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가습기 살균제 기만 광고 사건에 대한 공정위 소회의 심의 당시 주심이 안건을 전원회의로 상정할지를 정 전 공정거래위원장과 논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부당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소회의 위원 3인은 첫 회의에서 해당 가습기 살균제의 주성분인 CMIT에 대한 환경부의 위해성 판단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혐의에 대한 판단을 중단하는 '심의절차종료' 처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임을 고려해 전원회의에서 한 번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주심이었던 김성하 상임위원은 상정 여부를 당시 정 공정거래위원장과 상의하기로 했다.

정 위원장은 표시광고법의 경우 소회의 심의가 원칙이라는 점, 전원회의로 상정하면 공소시효를 넘길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소회의에서 결론을 내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결국 전원회의 상정은 무산됐다.

문제는 소회의 안건의 전원회의 상정 여부는 3인의 소회의 위원이 결정하는 것으로 위원장이 개입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공정위 회의 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을 보면 원칙적으로 전원회의 심의 사항이 아니더라도 '위원장 또는 소회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전원회의 상정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위원장은 전원회의를 주재하는 의장이기 때문에 안건 상정 여부를 논의할 수 있고 비슷한 경우에도 그렇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위원장의 스타일과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원회의에서 안건을 다시 논의하면 형사상 공소시효를 넘길 수 있기 때문에 소회의 심의로 마무리했다는 해명 역시 공정위가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너무 소극적으로 처리했다는 비판을 받는 대목이다.

가습기 살균제의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를 심의하는 소회의는 2016년 8월 12일 열렸고 공소시효 기한은 보름 남짓 뒤인 같은 달 말이었다.

통상 전원회의에서 결정을 내려도 효력 발생은 의결서 도착 시점에 발효되기 때문에 사건이 마무리되려면 전원회의 결정 이후 30∼60일의 시간이 더 소요된다.

하지만 공정위가 통상적인 조사 기일에만 매이지 않고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 등을 고려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했다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는 지적도 있다.

공정위가 CMIT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심의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것은 가습기 살균제 논란이 증폭되는 것을 꺼렸던 당시 청와대의 입장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과 이재정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실은 2013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공정위 심의 4개월 전인 2016년 4월 20일 작성된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안)'에는 '정부 조치의 적절성 재이슈화' 등에 대응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도 담겼다. 해당 문서에는 "가습기 살균제 관련 검찰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그간 정부조치의 적절성 등이 재이슈화 될 수가 있다"며 "상황관리를 철저히 하고, 피해조사 신청 기간 연장 등 예상 쟁점에 대해서 대응방향을 미리 검토할 것"이라고 썼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병기 전 실장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가습기살균제 사태 이후 야당의 요구에도 공식 유감 표명을 끝내 하지 않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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