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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비리, 청탁한 사람도 엄벌해야

입력 2017-11-05 11:34:36 | 수정 2017-11-05 13: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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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신입행원 채용비리와 관련해 이광구 은행장이 사임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문건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국가정보원, 금감원, 은행 주요 고객, 은행 전·현직 고위 인사의 자녀와 친인척 등 16명에게 특혜를 줘 채용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뉴스가 그다지 놀랍지 않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인사비리가 우리은행만의 문제가 아니고 대다수의 공기업이나 공공기관, 사기업까지도 만연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우리은행 채용비리에 관여한 금감원조차도 전직 임원에 의해 채용압력이 행사된 것으로 나타나 인사비리가 마치 먹이사슬처럼 양육강식의 양상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더욱이 이러한 인사비리가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난 수십년간 이어져 온 고질적인 병폐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2015년에도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인사비리를 막기 위해 인사운용 지침을 개정한 바가 있다. 그 개정안을 보면 인사위원회에 외부위원을 포함시키고 면접시험 때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킨다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외부인을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서 들러리 역할만 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개정안의 효과성에 대해 의문이 많이 제기되었는데, 우려했던 바와 같이 여전히 인사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고, 개선되고 있다는 느낌도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낙하산으로 내려 보낸 부적격자들이 조직을 농단한 많은 사례들을 보아왔다. 심지어는 임원 100%가 실무경험도 전혀 없는 낙하산으로 내려온 곳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1월 1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 관행을 혁파하겠다고 약속한바 있다. 공공기관의 채용비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채용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법 제도를 개선하고 감독체계도 강화할 것과 함께, 채용비리에 연루된 공공기관 임직원에 대한 책임을 물어서 채용비리 관행을 반드시 혁파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러한 대통령의 의지가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인사청탁의 근원지를 밝혀내 엄벌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은행의 경우도 그렇지만 부정청탁을 한 힘 있는 자들은 베일에 가린 채 처벌되지도 않고 상부기관의 압력에 못이겨 채용비리를 저지른 기관장의 사임이나 실무자들의 처벌만으로 마무리되고 만다면 채용비리는 지금까지도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채용만이 아니라 승진이나 인사발령, 특혜 등에 관한 다양한 인사비리가 만연해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기 때문에 총체적인 인사비리를 근절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미봉책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인사청탁의 심각성과 폐해를 인식하고 근절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최고 권력기관인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국회가 먼저 솔선수범 하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이러한 절대권력에 의한 청탁과 압력이 행사되기 때문에 인사청탁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고, 먹이사슬처럼 그 밑의 권력기관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더 힘이 약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인사에 개입하게 되는 것이다.

임직원이 공금횡령을 한 회사의 경우 대부분 최고경영자부터 공금횡령을 한 경우가 많다. 인사비리 척결에 대통령과 청와대의 발상의 전환과 함께 청탁하는 힘 있는 자들에 대한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혁신책이 매우 중요하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이제는 비밀도 없다. 그리고 인사청탁을 통한 무임승차도 없어야 한다. 인사비리는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기업에 종사하는 우리 국민의 사기를 저하 시킨다. 채용비리와 인사비리는 취업을 앞두고 있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좌절시키는 망국적인 병폐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지시와 관계부처의 개선안 마련으로 그치지 말고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앞장서서 점검하고 진두지휘해서 국민들로부터 깨끗한 선진사회를 이룬 대통령으로 칭송받길 바란다.

< 김지홍 교수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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