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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개봉영화 54% 늘었는데 관객은 1000만명 줄었다

입력 2017-12-04 17:24:42 | 수정 2017-12-05 02:43:18 | 지면정보 2017-12-05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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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 → 품질저하 → 관객감소… 시네마 마켓 악순환

쏟아지는 물량
올 1~10월 396편 개봉
작년 338편보다 58편 많아
미국 개봉 편수의 절반 달해

원인과 대책은?
배급사들 물량 공급 각축전
VOD 겨냥 저예산 영화 급증
완성도 높이는 게 그나마 대안
최근 극장가에서 흥행 1위를 달리는 ‘꾼’. 대부분의 한국 영화는 대중에게 외면당한 채 VOD 시장으로 간다.기사 이미지 보기

최근 극장가에서 흥행 1위를 달리는 ‘꾼’. 대부분의 한국 영화는 대중에게 외면당한 채 VOD 시장으로 간다.

한국 영화 제작 및 개봉 편수가 급증해 공급과잉 문제를 낳고 있다. 시장 규모에 비해 과다한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영화 품질 하락→관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개봉한 한국 영화는 총 396편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4% 증가했다. 매주 평균 9편씩 개봉한 셈이다. 한국 영화 개봉 편수는 2012년 176편에서 2015년 258편, 2016년 338편으로 크게 증가해왔다.

◆VOD시장 겨냥 저예산 영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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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TV, BTV, LG유플러스 등 IPTV 3사와 케이블채널VOD 등의 VOD 수요가 급증하면서 10억원 미만의 저예산 영화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VOD 매출은 2012년 2158억원에서 지난해 4125억원으로 4년 만에 두 배가량 증가했다. 올해는 396편 중 178편은 1개 관에서만 개봉한 뒤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으로 직행했다. 나머지 218편은 2개 관 이상의 스크린에서 관객과 만났다.

자금 공급원도 크게 늘었다. 영화투자배급사 NEW의 성공에 자극받아 3~4년 전부터 신생 투자배급사가 늘었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과 씨네그루, 이수C&E 등 대기업계열 배급사들, 중소 영화제작사가 모여 설립한 리틀빅픽쳐스 등이 연간 1~4편씩 시장에 꾸준히 내놨다.

한국 영화 개봉 편수는 미국 중국에 비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미국(북미)에서는 736편, 중국에서는 468편이 개봉했다. 미국 영화시장은 한국보다 30배 이상 크다. 미국 영화들은 평균 제작비도 한국 영화보다 다섯 배 이상 많아 품질 면에서 뛰어나다. 이 때문에 세계 영화 팬들은 안심하고 미국 영화를 선택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영화 품질 저하, 관객 수 감소 우려

영화 제작 건수가 크게 늘어난 만큼 한국 영화의 품질 편차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는 저예산 영화들은 일반 관객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이런 영화를 우연히 접한 일반 관객은 한국 영화는 ‘저품질’이란 편견을 가질 수도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영화에 대한 나쁜 평가는 빠르게 확산돼 극장에서 영화를 보려는 다른 관객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관객 수는 늘지 않고 영화에 대한 투자 심리는 위축되는 악순환이 계속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봉 편수가 많다 보니 다음 영화를 위해 개봉관에서 ‘간판’을 빨리 내려야 하는 것도 문제다. 영화 애호가 김정수 씨(30)는 “영화가 많아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며 “보려던 영화가 간판을 내려 허탕 치는 일도 잦다”고 말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한국 영화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상업 영화는 한 해 70편 안팎”이라며 “저예산의 작은 영화가 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영화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올해 1~10월 한국 영화 관객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000만 명 줄어 8881만 여 명으로 집계됐다.

◆“완성도 높은 영화에 집중해야” 지적도

개봉 편수를 통제하려면 우선 한 개 관에서만 개봉하는 VOD용 영화를 극장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개 관에서만 개봉하는 이유는 단순히 VOD 납품 가격을 높이려는 목적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사회적인 비용이란 얘기다.

투자배급사도 세밀하게 시나리오를 검토해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고언이 나온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완성도가 낮은 저예산 영화 두 편을 만들기보다 예산을 모아 완성도가 높은 한 편을 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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