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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성기 맞은 윤여정,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다

입력 2018-01-17 08:20:00 | 수정 2018-01-17 08: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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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윤식당' 시즌 2까지 성공시킨 윤여정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이병헌·박정민 두 아들의 엄마로 열연
윤여정 인터뷰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기사 이미지 보기

윤여정 인터뷰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남들은 정점을 찍고 내려올 나이에 또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그것도 배우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말이다. tvN '윤식당'의 사장님이자 17일 개봉하는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으로 돌아온 배우 윤여정(70)의 이야기다.

전날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마친 윤여정은 기자를 보자마자 "영화 홍보를 해야 하는데 '윤식당' 얘길 너무 많이 했어~"라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당연한 이야기다. 지상파를 위협하며 tvN 예능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윤식당'의 주역이기에 그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수밖에. 그래서 이번엔 '윤식당' 사장님이 아닌, 그냥 윤여정이라는 사람을 느껴보기로 했다.

윤여정은 촬영 현장에서 자신의 연기를 모니터링하지 않는 배우로 유명하다. 그 이유에 대해 윤여정은 "해야 할 일만 하겠다는 나의 연기관"이라고 했다. 다른 것에 휩쓸리지 않고 연기에 100% 몰입하기 위함이다. 그의 답변에선 50여년 간의 연기 경력과 오랜 연륜이 느껴졌다.

"감독은 내 연기를 조절해주고, 나는 감독의 도구라 생각하죠. 모니터를 보라고 강요하는 감독도 있어요. 내가 모니터를 안 보게 된 건 나도 여자라 어느 쪽으로 얼굴이 나와야 예쁜지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연기에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감독이 OK 하면 모니터를 보지 않아요."

질문을 하면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툭툭 내뱉는다. 그 말투가 참 매력적인 사람이다. 그런 면이 후배들에겐 어려운 대선배로 느껴질 것 같기도 했다. 후배들로부터 '선생님'이라 불리는 윤여정은 "그냥 먼저 태어났다는 뜻"이라며 겸손하면서도 쿨하게 답했다.

"나도 잘 못하는데 누굴 가르치겠어요? 난 후배들에게 레슨을 해주지 않아요. 연기에 대한 말도 전혀 안 하고요.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프라이버시니까요. 그런데 현장에서 응석 부리거나 우는 사람은 정말 싫어요. 그런 애들은 일을 하지 말고 집에서 가만히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일을 하려고 모였으면 일을 열심히 해야 하잖아요. 다들 처음 살아보는 인생인데, 공부를 하고 왔어야죠."

윤여정 인터뷰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기사 이미지 보기

윤여정 인터뷰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단호함이 느껴진다.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다'라고 상대에게 직설적으로 말을 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자신은 꽤 까다로운 편이란다. 특히 남에게 피해주는 걸 싫어해 촬영 현장에서도 모든 것을 잘 해내려 한다고. 이런 그의 성격은 '윤식당'에서도 드러난다. 조금의 불평을 하면서도 시킨 것을 결국 다 이뤄낸다.

"난 개인주의 성격이에요. 세상은 혼자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오래전에 알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죠. 내 개인사를 이야기하면서 상대에게 동정받을 필요가 없거든요. 이 세상에 아프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어요? 그래서 나는 힘들어도 아무에게도 이야길 안 해요. 내가 밥값을 못 낼 정도의 어려운 사정이면 아예 외출을 안 하죠."

윤여정은 올해 만 70세가 됐다. 1966년 T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의 첫 작품은 영화 '화녀'였다. 그리고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이와 함께 윤여정은 주변을 조금씩 정리하는 중이다. 멀지만 가까울 수도 있는 생의 마지막 날을 위해.

"재산은 정리할 게 별로 없고, 마음을 정리하려고요. 어느 순간 마음을 놓아야 하거든요. 그런데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러기 힘들어요. 그래서 스위스(안락사)도 알아봤는데 굉장히 복잡하더라고요. 치유 불가능한 병에 걸려야 하는 등 조건을 갖추는 게 까다롭죠. 저는 이제 하고 싶은 게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좋아요. 그저 오늘을 잘 살자는 생각이에요."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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